디지털 금융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미래 고객인 MZ(밀레니얼+Z) 세대 고객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올해 금융지주들과 빅테크의 플랫폼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뱅킹 앱 종합금융플랫폼화…비금융 사업도 전방위 확장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리딩 금융그룹 지위를 두고 다투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넘버원(No.1) 금융 플랫폼’을 목표로 뱅킹 앱 경쟁력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뱅킹 앱 하나로 금융 업무는 물론 비금융 서비스까지 지원하는 ‘종합생활금융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카카오나 토스처럼 은행, 보험, 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슈퍼 앱’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은 KB스타뱅킹의 MAU(월간활성이용자 수)를 지난달 말 900만명에서 올해 말 1500만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MAU 확대를 위해 상품·콘텐츠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타깃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금융·비금융 연계를 통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해 슈퍼 앱으로 진화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오늘의 집, 티맵모빌리티 등과 맺은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부동산·모빌리티·헬스케어·쇼핑 비금융 서비스·콘텐츠를 지속 발굴해 탑재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쏠(SOL)’을 전면 개편하는 뉴 앱(New App)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고객의 성향을 반영해 UI·UX를 개선하고 대화형 챗봇, 초개인화 마케팅을 더해 신기술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주요 디지털 플랫폼의 작년 연평균 MAU는 1881만명이다. 신한은행 쏠 858만명, 신한카드 신한플레이(pLay) 856만명), 신한금융투자 신한알파 167만명 순이다.
신한금융은 리테일뿐 아니라 기업뱅킹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인터넷뱅킹’과 ‘CMS(자금관리)’ 채널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업고객군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을 위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또 ERP 플랫폼과 연계해 재무분석리포트, 기업특화대출 등 BaaS(Bank as a Service)를 제공하는 등 빅테크 대비 차별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뱅킹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비금융 영역에서도 서비스를 확대해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KB금융은 작년 하반기 Z세대를 위한 금융플랫폼 ‘리브넥스트(Next)’와 모바일 간편 주식거래 플랫폼 ‘마블 미니(M-able mini)’를 구축해 특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과의 접점 강화를 위한 비금융플랫폼 서비스로 KB손해보험에서 헬스케어 서비스인 ‘KB OCARE’ 서비스도 시범 출시했다. 종합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와 자동차 특화 플랫폼 ‘KB차차차’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배달 앱 ‘땡겨요’를 통해 생활금융플랫폼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으로 배달 앱을 통한 수익 추구보다 주문과 결제 과정에서 쌓이는 각종 데이터를 활용한 가맹점주, 배달 라이더 대상 특화 금융상품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참여자가 상생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국내 금융 플랫폼 최초로 NFT(대체불가능토큰)를 적용한 ‘My NFT’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라이프는 헬스케어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며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모션인식 기반 홈트레이닝 플랫폼 ‘하우핏’출시와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신한큐브온 설립을 마쳤고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건강·금융 등급 산정과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월렛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뱅크·페이 사업 확장…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성장동력 발굴
카카오와 토스는 강력한 플랫폼 지배력을 바탕으로 진출한 모바일 뱅킹과 페이, 증권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카카오뱅크는 올해를 시즌2로 삼고 주택담보대출, 기업대출 등 서비스 확장을 통해 고객 저변을 넓히기로 했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지난 22일 모바일 편의성을 앞세운 주택담보대출을 처음 선보였다. 챗봇 기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의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주담대 대상은 9억원 이하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재 아파트를 시작으로 빌라, 단독주택 등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고정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가계대출로 구성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올해 중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 시장에도 진출한다. 개인자금과 사업자금을 구분해 관리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한 수신 상품도 준비 중이다.
플랫폼 사업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파트너사 확대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 계좌 개설 서비스의 경우 올해 3~4개의 증권사 파트너 추가를 검토하고 있고 제휴 신용카드 역시 제휴사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또 광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트래픽을 확보하고 추후 여러 가지 광고모델을 시도해 이를 플랫폼 사업의 핵심역량으로 키워나가기로 했다.
기술 혁신 차원에서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금융기술연구소를 출범하며 빅데이터 및 AI 기술을 활용한 관련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중저신용고객과 씬파일러 고객을 위한 신용평가 시스템 고도화를 비롯해 피싱 예방 등 금융 문턱은 낮추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피싱 등 사기 예방을 위해 5년간 2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카카오페이는 ▲핵심 서비스에서 사용자 경험 향상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 확보 ▲핵심 서비스와 수익 사업의 연결고리 강화라는 3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기초체력을 다진다.
작년 말 기준 카카오페이의 총이용자 수는 3745만명, MAU는 2150만명이다. 연간 거래액은 99조원, 국내외 결제 가맹점 수는 145만개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결제금액을 업계 1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는 또 대출 중개 협력기관을 확대하고 중개 상품을 기존 신용대출에서 카드론, 오토론, 전세자금대출 등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간편결제와 카카오페이증권 MTS 고도화, 디지털보험사 출범 등으로 수익개선도 꾀한다. 다음달 중 카카오페이증권 MTS에 해외주식 소수점매매 기능을 탑재해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주식 서비스와 카카오톡과의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결제를 시작으로 증권, 은행 등의 기능을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원 앱’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토스는 지난해 2월 토스증권에 이어 10월에는 토스뱅크를 출범시키며 금융 플랫폼 입지를 다졌다. 올해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통해 최대 20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토스뱅크의 경우 별도 앱 개발이나 창구가 없어 절감되는 운영 비용으로 상품과 서비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려주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출범 초기 연 2% 금리를 주는 수시입출금 통장 등으로 화제 몰이에 성공하며 인터넷은행 시장에 돌풍을 예고한 바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14일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개인사업자를 위한 후속 상품으로 지역신용보증재단과의 제휴를 통한 '온택트특례보증' 상품도 준비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반기 신용카드업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
토스증권은 유상증자로 덩치를 키우며 서비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해외주식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AI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에 최적화해 다른 증권사 AI 서비스와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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