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주택사업은 수익성이 높아 건설업계의 전통적인 캐시카우로 분류됐다. 지난해 주택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던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등은 모두 연결기준으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대내외 변화로 인해 주택사업을 둘러싼 전망이 예년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으로 원자재값 상승, 알루미늄 등 필수자재까지
러시아의 팽창주의가 우크라이나로 향하면서 고조되고 있는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의 경우 알루미늄·레미콘 등 수입 비중이 높던 원자재들의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움직임은 물론, 유럽 천연가스 공급 차질 우려까지 빚어지면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연평균 기준 2020년 대비 2021년 광물종합지수(KOMIS 기준)는 61.1%, 국제곡물 가격지수(DJ Commodity Grains 기준)는 45.3%, 유가는 7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초 가격 역시 3개월 전과 비교해 광물종합지수는 24.5%, 국제곡물 가격지수는 13.6%, 유가는 6.8% 상승하며 2022년 들어서도 원자재가격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건설업 전망에 대해 “완성품 인도가 장기간 소요되는 수주산업이며, 통상 매출단가는 수주 또는 착공 초기 결정됨에 따라 후판·봉형강·철근·강관 가격 등의 원가 상승 분의 전가가 용이하지 않다”고 진단하는 한편, “해운, 주택 분양 경기가 양호함에 따라, 신조선, 신규 분양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는 점은 수익성 저하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주택사업 전망이 밝아지면 원가상승분을 충당해 수익성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리 인상기 도래에 어두워진 분양시장 전망, 집값 전망도 전문가 vs 현장 괴리
문제는 주택분양 경기가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규제 정책을 들고 나오는 동시에, 새해부터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글로벌 통화긴축 정책과 금리인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중유동성이 약화될 경우 호황기에 접어들었던 주택사업이 다소 힘이 빠질 수 있고, 국내 건설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이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주산연은 "지난해 상반기의 분양시장 호황이 본격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인식이 증가했다"며 "지역별 수급 상황에 따라 추세적 시장흐름을 유지하는 지역과 부정적 인식이 뚜렷해지는 지역으로 분양경기에 대한 인식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2년 사이 꾸준한 오름세였던 집값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일 발표한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 64%는 올해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공인중개사의 63%는 올해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집값 전망에 대해 “(집값이) 조정국면에 들어간다면 지표보다 체감경기는 나쁠 수 있다”며 “단지별 수요 차이, 특히 다주택자의 보유 선호도에 따라 주택매매가격이 다소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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