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은행의 지난해 성적은 ‘A’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도 실수요 기반 전세대출과 기업 대출 성장으로 순이자마진(NIM) 개선 효과를 보였고, 한국은행(총재 이주열닫기


국민은행이 지난해 받은 성적표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은 8일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2조590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비 12.7%(2926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318조7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7.9% 증가했다. 그 가운데 가계대출은 실수요에 기반한 전세자금 대출이 중심이 됐다. 전세자금 대출은 2020년보다 5.1% 늘었다.
기업 대출의 경우 중소기업이 분기별 3% 내외로 안정된 성장세를 이어갔고, 대기업은 여신 수요 회복과 기업 투자금융(CIB) 비즈니스(사업) 강화에 힘입어 큰 폭 성장하면서 전년말 대비 11.2% 올랐다.

김재관닫기

그는 “1월에는 상여금 등으로 가계대출이 감소했지만, 2월부터는 이사 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전세자금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되면, 전세자금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 등으로 어려움이 있더라도 대출 성장 목표 달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진출에 공들인 점도 성과로 거둬들였다. 캄보디아 프라삭‧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등 인수‧합병(M&A) 영향이 추가 반영됐고, 이자이익과 신탁이익‧투자금융수수료 중심의 수수료이익이 늘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해외 사업 보폭을 확대하면서 해외 진출 속도를 높인 노력의 결과다. 특히 성장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개인 금융(리테일) 중심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기업 투자금융(CIB)과 자본시장 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투 트랙 전략이 주요했다. 해외 포트폴리오 다변화 속 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에도 프라삭과 부코핀 은행 경영권을 인수했고,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캄보디아 법인 순이익은 약 83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43억원) 대비 2배가량 늘었고, 프라삭 순이익 규모는 해외 국민은행 현지법인 중 최대 수준이다. 중국 법인에서도 1년 전보다 28% 증가한 146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지점도 설립했다. 이로써 아시아 태평양 지역 CIB와 자본시장 영업거점을 확보했다고 국민은행 측은 자평했다. 지난해 4월 싱가포르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에서 지점 설립 예비 인가를 취득한 뒤 약 8개월 만이다. 이로써 런던‧뉴욕에 이어 24시간 대응할 수 있는 자본시장 인프라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당시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앞으로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 투자금융(CIB)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행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지점을 개설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싱가포르 지점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 바 있다.
자산 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대손비용률(Credit Cost)은 0.11%로 안전‧우량자산 중심의 질적 성장을 이뤘다. 선제적 리스크(위험) 관리 결실로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0.12%, 무수익여신(NPL) 비율은 0.20%로 전년말 대비 각각 0.05%p, 0.08%p 개선되면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NPL 적용 범위 비율(Coverage Ratio)은 225.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불확실성에 대응한 손실흡수력을 충실히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임필규 KB금융그룹 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CRO)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출 부실화 가능성에 관해 “현재 소호(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낮고 담보 비중도 크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중채무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인대출 등을 합쳐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근 행장의 새해 목표
이재근 행장은 2022년 취임 해를 맞이하며 어떤 소망을 하고 있을까?
그의 취임사를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와 있다. 이 행장은 올 초 취임사를 통해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KB스타뱅킹 등 KB 플랫폼을 금융뿐 아니라 고객 일상생활을 아우르는 ‘슈퍼 앱’으로 진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즉 은행, 보험, 증권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선보이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완성도를 높여가겠다는 목표다.

이 행장은 올해 디지털 혁신과 더불어 핵심 성장 분야인 자산관리(WM), 기업 투자금융(CIB), 자본시장, 글로벌 부문 외에도 본인 신용 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와 플랫폼 사업 등 디지털 신사업 부문에 경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KB스타뱅킹이 그룹 내 슈퍼 앱으로 자리 잡고 계열사 앱들과 상호 연계 및 보완이 이뤄지도록 힘을 쏟는다.
‘역대급 실적’ 속 행장 교체까지 단행한 KB국민은행. 2022년 올 한 해도 이재근 행장의 진두지휘 아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빅테크 등과의 경쟁 속 ‘은행 대장주’ 자리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을까? 이재근 행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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