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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신화, 주변 만류 무릅쓴 최태원의 결단

기사입력 : 2022-02-03 00:00

(최종수정 2022-02-0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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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적자 하이닉스 반대 불구 인수해 통 큰 투자
글로벌 3위 반도체 회사로 성장…SK ICT 연합 주도

하이닉스 신화, 주변 만류 무릅쓴 최태원의 결단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SK하이닉스가 오는 14일 SK그룹 편입 10주년을 맞는다.

10년전, 그러니까 지난 2011년 SK텔레콤이 3조 4267억 원에 단독 입찰하며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하이닉스는 이듬해인 2012년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SK그룹에 편입됐고, 사명은 SK하이닉스로 바꿨다.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 당시 회사 내부 분위기는 회의적이었다. 당시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것은 물론 대규모 투자도 회사엔 부담이었다. 이로 인해 내부에서도 ‘무리한 M&A’라며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과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부회장(당시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은 그간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과 쌓아온 시장 지식과 수많은 근거 자료들을 마련해 임원들을 설득하며 하이닉스 인수를 강행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SK그룹 전체 매출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알짜배기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통신·정유 등 내수 사업으로만 구성된 SK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도 반도체로 확장할 수 있었다.

최 회장도 하이닉스 인수 이후 편입 직전인 2011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3조 8500억 원을 투자했다. 당시 메모리 시장이 불확실해 경쟁사들이 투자를 축소한 것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인 것이다. 또 최 회장은 직접 하이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책임경영을 이어갔다. 당시 그는 “하이닉스를 반드시 성공시켜 SK의 성장 축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승부수 기질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 편입 이후 10년간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 누적 영업이익만 7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수 당시 하이닉스는 2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SK그룹 편입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 폭을 감소시켰다. 2013년에는 SK그룹 편입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그룹 내 최고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메모리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메모리 수요 강세 및 가격 인상에 힘입어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에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인텔에 이어 매출 3위를 기록했다. 10년 전 매출 8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 사이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닉스의 입지가 크게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10년 전 약 3조 5000억 원에 인수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95조 원 규모 기업으로 성장했다. SK그룹 인수 당시인 2012년 시총(16조 원)과 비교하면 약 5.6배 성장한 것이다.

그간 메모리 그중에서도 D램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이어갔던 SK하이닉스는 올해 낸드플래시와 인공지능(AI)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에는 반도체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더 나아가 글로벌 ICT 기업과 함께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앞으로 10년의 비즈니스 환경은 과거와는 상상 이상으로 다르다”며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글로벌 마인드’와 ‘1등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선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통해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 확대와 경쟁력 제고에 힘쓸 방침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인텔 낸드사업부를 90억 달러(약 10조 3000억 원)에 인수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의 하만 인터내셔널 인수액인 80억 달러를 넘어선 국내 M&A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에는 8개 경쟁 당국으로부터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승인받았다. 이후 70억 달러(8조 2000억 원)를 1차로 인텔에 지급한 뒤 SSD사업과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넘겨받았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인수로 글로벌 낸드 점유율 2위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석희닫기이석희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하이닉스가 SK로 편입된 지 10년이 된 시점에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제2 도약을 위한 전환점을 구축했다”며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인수를 통해 D램과 낸드가 균형 잡힌 ‘메모리 솔루션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에는 매그너스반도체로부터 키파운드리 보유지분 100%를 5800억 원에 인수했다. 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기업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통해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는데 키파운드리 인수를 통해 파운드리 캐파(생산능력)를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올해 미국 시장 내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전사 차원의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을 추진한다. 올해 초에는 SK하이닉스 본사 차원에서 미주 사업 조직을 신설했고, 이 사장이 직접 주도한다. 대규모 R&D(연구개발) 센터 착공도 준비 중이다.

이 사장은 “미국에 근거지를 둔 솔리다임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현재 준비 중인 R&D센터 또한 글로벌리티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SK텔레콤-SK스퀘어-SK하이닉스 중심의 ‘ICT 연합’도 이어간다. 이들은 1조 원 이상 공동 글로벌 투자자본을 조성해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는 투자한 기업과의 사업 파트너십을 강화하거나 해당 기업을 인수하는 기회를 선점하게 된다.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는 투자 실적과 기업가치 증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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