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제대로 된 공약대결보다는 네거티브 경쟁이나 당내 내홍 등으로 시끄러웠던만큼, 뒤늦게나마 발표된 부동산 공약들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 전세사기-기획부동산 등 부동산 범죄 근절 강조
앞서 국토보유세 신설을 비롯한 세제강화 공약에 무게를 뒀던 이재명 후보는 지난 6일 전세사기와 기획부동산 등 ‘부동산 범죄 근절’을 위한 공약을 추가로 발표했다. 후보 본인이 경기도지사 시절에 시행했던 공약들을 확대해 전국 부동산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 엿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세 사기는 주거 안정을 위협하는 반사회적 범죄”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피해예방상담센터 전국 확대 ▲전세 사기 가담 중개인 처벌 강화 ▲계약 시 설정 중인 근저당 확인 허용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6일 열린 한국행정학회의 '차기정부 운영 및 주요 정책분야 대토론회' 행사에 참여해 문재인정부의 부동산공약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많은 국정성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정책은 아쉬움이 크다"며 "높은 집값으로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큰 고통을 드렸고 정부 정책 방향과 다른 고위공직자들의 일탈은 스스로 정책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발언했다.
그는 기존에 발표했던 250만호 주택공급을 다시 한 번 약속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와 관해 “현 정부에서 계획해 다음 정부까지 예정된 공급 물량을 모두 합친 것”이라며 “이중 100만호 정도는 공공주택으로 하겠다. 토지와 주택에 대한 소유권은 공공이 보유하며 원하면 평생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후보, 1기신도시 개발 규제완화 약속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내홍을 겪었던 윤석열 후보도 이에 질세라 부동산 공약을 추가로 발표했다.
기존에 윤 후보가 내세웠던 공약은 대부분 규제 완화를 통해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6일 윤석열 후보가 발표한 부동산공약은 크게 ▲용적율 상향 조절·규제 완화 ▲세입자도 득을 보는 재정비 사업 ▲이주전용단지 만들어 이사 수요 조절 등 세 가지로 나뉘었다.
윤 후보는 가장 먼저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 용적율 상향 등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기 신도시는 평균 용적률 169~226%로 건설됐는데, 토지용도 변경과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추가하고 체계적으로 재정비사업을 추진하면 10만 호 이상을 추가공급할 수 있다는 게 윤 후보 측의 계산이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통해 집주인만 이득을 보고 세입자는 큰 이득을 보지 못한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윤 후보는 자금 부담 능력이 부족한 고령 가구에게 재정비 기간 중 이주할 주택을 제공하고 세입자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일반분양분 우선 청약권과 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제공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여기에 이주전용단지를 만들어 재정비 과정에서 이사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져 집값이 들썩이거나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1기 이주전용단지를 만들어 순환개발을 실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주전용단지가 그 역할을 다하면 공공임대주택이나 분양주택 등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발표된 공약들도 당장의 '부동산시장 안정'과는 거리감
기존에 양대 후보가 발표했던 부동산공약들은 사실상 큰 변별력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었다. 두 후보 모두 세제완화와 공급확대라는 큰 틀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시행안이 없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부족했다는 것이 골자다.이번에 새로 발표된 공약들에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이재명 후보의 경우 경기도의 성공 경험을 살린다는 취지나 자신감은 좋지만, 기존에 문재인정부가 해왔던 것들을 이어받는 느낌이라 시장의 안정화에 영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윤석열 후보의 1기신도시 규제 완화는 공급확대 장려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고밀개발을 통한 교통과밀 문제를 포함해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평하는 한편, “이런 개발규제 완화는 필연적으로 주변 집값의 상승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데, 투기 차단책 마련이 수반되지 않으면 부동산안정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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