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원장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12일 금융포커스에 실린 ‘국내은행의 인공지능 도입현황과 경영 과제’에서 지난 5~8월 중 4대 시중은행과 3개 지방은행, 1개 인터넷전문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출심사에 있어서는 가공되지 않은 ‘비정형 데이터’를 이용해 신용평점 산출, 금리 승인, 한도의 세부 조정, 관련 오차 확인 등에 AI를 유용하게 썼고, 리스크 모니터링에 있어서는 자금 세탁 및 부정대출 등 비정상 패턴(anomaly)을 모델링 해 이상거래를 판별하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향후 어느 분야에 AI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챗봇(가상은행원 포함)’을 선택한 은행이 6개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신용평가와 대출심사 등이 뒤를 이었다. 챗봇의 경우에는 고객용뿐 아니라 직원용에도 도입해 상품 설명, 규정 관련 질의 등에 대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정호 연구위원은 AI 기술 도입이 앞으로 국내은행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 기울여야 할 노력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금융당국이 지난 7월 마련한 ‘금융분야 AI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AI를 금융 규제 틀 안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관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AI 시스템의 편향성과 성능, 보안성, 잠재적 피해 가능성 등을 정례적으로 자체 평가(self-assessment) 할 수 있는 역량을 조속히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AI 분야의 전문 인력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빅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 개발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이러한 인력이 대형 정보통신기술(IT) 기업이나 플랫폼 기업 선호도가 높아 전문 인력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더 열악한 상황으로 파악됐다.
서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은 이와 같은 정책 변화와 담당자들의 인식을 감안해 인공지능 도입에 관한 장단기 전략을 재점검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직 인공지능 활용 초기 단계임에도 단기성과를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인공지능을 업무 효율성 개선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창출에 활용하기 위한 장기 전략이 미흡하다는 응답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개발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함에도 과도하게 기대하는 경우도 있어 인공지능 도입이 오히려 소극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면담 과정에서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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