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4%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내년엔 역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이보다는 낮은 3% 안팎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와 더불어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공급망 차질 등이 경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사상 최대 이익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순이자이익이 늘어나면서 전체 이익 증가를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면서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내린 데 이어 내년에도 1~2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분기 금리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 1월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연말까지 금리를 최대 1.50% 수준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내년 3월 말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 등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중단되면 대출 부실 우려에 따른 대손비용 적립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의 경우 전반적으로 ‘흐림’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동학개미의 대거 유입으로 활황을 경험한 증권업계는 내년 금리상승에 따라 증시 조정 국면에서 도전적인 한 해를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산운용업은 위기와 기회 요인이 혼재해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우선 금리 상승기 진입은 자산운용 업황에 부정적 영향 요인으로 꼽힌다. 수익성을 가늠하는 수탁고 규모는 하방 곡선을 그리고, 채권 가치 하락에 따른 유동성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메타버스 등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심 몰이를 이어가고, 규제 완화가 예고되는 액티브ETF의 경우 대형사를 넘어 중형사까지 운용역량 경쟁의 무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대체투자 관심이 제고되고, 퇴직연금,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등 ‘새 먹거리’ 비즈니스도 운용사에 기회 요인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 업계는 내년 수익성이 다소 정체될 전망이다. IFRS17 제도 아래 신계약가치가 우수한 보장성보험의 신규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무해지·저해지 상품의 판매력 저하, 제3보험 손·생보 경쟁 심화, 저가상품 선호 기조 등에 기인한다. 다만 금리상승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변액보증준비금 부담이 감소하고 운용자산이익률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손해보험 업계는 생명보험 업계보다 상대적으로 내년 성장 전망이 밝지만 코로나19 반사효과가 사라지면 올해보다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 올해 자동차 보험 성장을 이끈 자동차 개소세 인하 효과가 사라지면 역기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민감도가 떨어지고 있는 점도 손해보험업계는 부정적인 요소다. 다만 제도적으로는 킥스(K-ICS)가 도입되면 금리 인상에 따른 RBC 비율 하락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는 내년 1분기 또는 상반기까지 올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와 포화상태인 오토금융 시장에서의 수익 확보 난항, 카드채 조달금리 지속 상승, 신사업 발굴 어려움 등이 업황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결국 비용 절감이 내년 카드업 수익성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캐피탈업계는 금리 인상으로 비우호적인 조달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조기 시행과 레버리지 규제 강화 등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저축은행도 전망이 밝지 않다. 예대마진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에서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올해보다 최대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도록 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취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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