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은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만나 회포를 풀 수 있었고, 또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은 출장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지난 18~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회동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부회장은 미국 연방의회 의원 및 백악관 고위 관계자 등과 만나 삼성의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설명하고, 미 행정부 및 입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이번 파운드리 투자 확정에 대해 “투자도 투자지만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까 마음이 무거웠다”며 “나머지 얘기는 또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녹록지 않은 반도체 시장 현실을 보며 부담과 책임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반도체 패권 전쟁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분야 1위인 대만 TSMC는 3년간 1000억 달러(약 119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도 200억 달러(약 23조 원)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 2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말까지 미국 내 공장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은 170억 달러 투자 계획을 확정 짓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삼성이 1위를 유지하고 있는 D램 시장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점유율 확보를 위한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 SK하이닉스에 이어 D램 점유율 3위를 기록 중인 마이크론은 향후 10년간 1500억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IT 기기용 전력 반도체와 통신용 반도체를 생산해온 기존 오스틴 공장과 달리 신규 라인에선 최근 수요가 높아진 AI(인공지능)·5G 등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해 신규 고객사를 지속 확보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라인 건설로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삼성전자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가 강화되며 고객사 수요에 대한 보다 신속한 대응은 물론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대규모 M&A(인수합병)을 위한 윤곽도 조만간 드러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은 지난 2016년 전장 전문 기업인 하만을 인수한 뒤 이렇다 할 M&A를 추진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초 삼성전자가 “3년 내 의미있는 M&A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삼성의 대규모 M&A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미래사업으로 꼽은 시스템반도체·바이오·AI 등에서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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