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s)는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판단하고 차량을 제어하며, 운전자의 주행 및 조작을 최소화하거나 대체함으로써 안전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차량을 말한다. 최근 안전 규제 강화와 안전에 관한 소비자의 요구 증대,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 급속한 고령사회 진입 등에 따라 자율주행기술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의 주행 조작을 최소화하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에서는 운전자 개입 수준에 따라 기술 수준을 0~5까지 6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신용정보원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자율주행 수준에 따른 구분과 세부 기술별 로드맵을 도출했다.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레벨 3~5에 해당하며, 레벨 1~2는 반자율주행 자동차(Semi-Autonomous Vehicles)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적용 차량으로 나눴다.
현재 글로벌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홍보할 때 언급하는 레벨 3은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약 10초 정도 안전 주행이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10초 이후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운전대를 잡고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 운전자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단계다.
레벨 4는 운전자가 특정 상황에서만 운전대를 조작하면 되는 수준이다. 인공지능이 판단하기 어려운 비보호 좌회전 등 특정 상황에서만 운전대에 손을 올리면 된다.
자율주행 자동차 구현을 위한 3대 핵심기술로는 ▲인지(Sense) ▲판단(Think) ▲제어(Act)로 구분했다.
박 조사역은 우선 “3대 핵심기술 중 제어기술은 기존 자동차 제어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반면, 인지·판단 기술은 자율주행 구현에 맞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자율주행 자동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인 ‘인지 기술’에 관해 먼저 언급했다.
자율주행차의 인지기술 핵심요소로 차량에 적용되는 대표 센서는 초음파(Ultrasonic Wave)와 카메라(Camera), 레이더(Radio Detection and Ranging·Rader),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nging·LIDAR)가 있다. 각각 장단점이 존재하는 만큼 한 센서가 다른 센서 성능을 압도하기보다는 정보가 통합돼 상호보완적으로 사용된다.
박용민 조사역은 “(인지) 자율주행 자동차의 출발점이자 핵심은 외부 환경을 인지하는 센서와 정밀 지도, 차량 통신(V2X) 등의 인지 기술에 있다”며 “주행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이는 차량의 판단·제어 기능의 발전 유무와 무관하게 자율주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개발된 자율주행 인지기술은 센서와 정밀 지도 등을 통해 취득한 정보를 기반으로 주변 환경 정보(객체 파라미터)를 취득했으며, 최근에 열 화상이나 단파장 IR 카메라 적용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차량의 사각지대와 역광, 주변 기기로부터의 간섭 등 환경 문제는 센서로부터 확보된 정보만으로 사물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능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기존 인지기술에 대한 고도화와 안정화 차원에서 정밀 지도 및 V2X 활용방안이 검토되는 중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판단·제어기술은 인지기술을 통해 파악된 위치와 주변 환경 정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차량의 현재 상황에 맞는 행동을 실행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시뮬레이션 및 관련 소프트웨어(SW) 등이 적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는 정밀 지도와 교통량, 도로 상황 등 환경 데이터를 종합해 목적지까지 최적화한 경로를 결정하고 주행 상황에 따라 속도와 주행미션(차선 변경·추월·회피·정지 등)을 결정해 수행한다.
박 조사역은 “기존의 능동 차량 제어기술인 구동제어, 제동제어, 조향제어, 현가제어 등이 통합 관리되기 때문에 실제 운전자가 조작하는 모든 장치에 관한 제어가 이뤄진다”며 “고신뢰성 이중 안전 센서와 액추에이터 개발, 기능 안전 요구 사양 기반 설계, 위험 분석과 검증을 통한 페일 세이프티(Fail Safety) 제어기술 등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어기술에 관해서는 “완전 자율주행기술은 차량 자체를 구성하는 센서와 제어 기능 고도화만으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5G 인프라 기반의 고성능 클라우드 컴퓨터 기술, 도로 인프라와 연계된 엣지 컴퓨팅, 초저지연 통신과 보안 등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개발이 필수로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 “자율주행차 산업 시장 매력도 양호”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은 시장 매력도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자율주행차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시장규모 ▲시장 성장성 ▲수익성 ▲경쟁 강도 ▲수명주기 ▲시장 촉진 ▲저해요인 등을 고려한 사업 리스크를 판단한 결과다.
레벨 3 이상의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은 지난해 42만대 규모에서 연평균 21% 성장해 오는 2029년까지 254만대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신차 판매 대비 약 2.5% 수준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박용민 조사역은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 자동차 레벨 3은 올해부터, 레벨 4는 2025년 전후 상용화가 개시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자동차 전체 제조비용이 기존 자동차 대비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는 2025~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는 다임러(Daimler), BMW, 폭스바겐(VW), 토요타(Toyota), 닛산(Nissan), 제너럴 모터스(GM) 등 다수의 완성차 제조업체와 구글(Google Waymo), 모빌아이(Mobileye), 애플(Apple), 아마존(Amazon), 우버(Uber) 등 타 산업군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완성차 제조업체인 현대와 기아자동차, 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와 만도 등을 중심으로 산업 환경이 구축돼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등 다양한 업계에서 동반 참여해 여러 기술적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레벨 3 이상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현재 상용화 단계인 반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서 패권 전쟁에 있는 대표 국가들은 완성차 및 ICT 자국 메이커를 기반으로 치열한 경쟁 중에 있다고 전했다.
박 조사역은 “센서와 통신 등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 적용된 자동차는 기존의 이동 수단 개념을 넘어 스마트폰 뒤를 잇는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은 기존 폐쇄형 구조에서 개방형 구조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민간 상용화 서비스 및 공공서비스 수요 확산에 따른 신규 모빌리티 산업으로 진화‧확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재편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은 자율주행 자동차 부문에서의 시장 선점과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 간 연구‧개발(R&D) 협업과 소통이 요구되며, 해외 선진업체와의 기술격차가 높은 만큼 적극적 투자를 비롯한 전문 인력 확보, 대외활동 및 정보교류를 통한 기술 동향 파악 등 다방면에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업 개발을 통한 사업성 확보 전략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조사역은 “차량용 반도체는 자율주행기능 등 차량의 첨단화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반도체 수요예측 정보를 상호 공유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협업 개발로 고 신뢰성, 원가경쟁력, 안정적 자율주행기술 등 사업성을 확보하는 전략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차 관련 법‧규제 개선과 신설이 수반돼야 한다고도 피력했다.
현재 국내 도로교통법 제48조에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차의 조향장치와 제동장치, 그 밖의 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여야 하며, 도로의 교통상황과 차의 구조 및 성능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위험과 장해를 주는 속도나 방법으로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운전자가 조향장치(핸들)와 제동장치(브레이크)를 직접 조작하지 않으면 위법인 셈이다.
그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차량과 주변 시스템에 대한 첨단화뿐만 아니라 도로 주행을 위한 관련 법‧규제 개선과 신설을 통한 기반 환경 조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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