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코인원에 ‘트래블 룰’ 체계를 구축하기 전까지 코인 입·출금을 막자는 의견을 제안했다.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가상화폐를 주고받는 사람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전까지는 코인 이동을 차단하자는 것이다. 이는 향후 실명확인 계좌 발급계약 연장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개정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 실명계좌 개설 등의 신고요건을 갖춰 오는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개정 특금법에는 트래블 룰 규정도 담겼다. 트래블 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자산사업자에게 부과한 의무로, 가상자산 이전 시 송신을 담당하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자산을 수신하는 가상자산사업자에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100만원 이상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의 이전에 적용된다.
트래블 룰은 내년 3월 2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농협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혹시 모를 리스크를 사전에 막아 불확실성을 없애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개정 특금법에 따라 거래소들이 트래블 룰을 준수해야 하는데 관련 시스템 마련이 당장 어려운 만큼 일단 코인 입·출금을 막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안한 것”이라며 “거래소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가상자산 사업자 자금세탁위험 평가방안’을 토대로 개별 평가 기준을 마련해 거래소 실사를 진행 중이다. 새 기준에 따른 평가가 완료되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케이뱅크는 업비트, 농협은행은 빗썸·코인원, 신한은행은 코빗과 실명계좌 발급계약을 맺고 있다.
일부 대형 거래소는 공동으로 트래블 룰 시스템 구축에 나선 상태다. 빗썸, 코인원, 코빗 등 대형 거래소는 합작법인을 통해 공동 트래블 룰 솔루션을 도입하고 테스트에 착수할 계획이다. 업비트는 자체적인 트래블 룰 시스템을 구축 노선을 택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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