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DGB·JB금융지주 등 3개 지방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내며 합산 순이익 1조원을 넘겼다.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이자이익이 늘었고 증권과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약진하며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지방금융들은 비은행 부문 확대와 디지털 전환에 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지방금융의 역대급 실적은 올해 지역 경기가 회복되면서 주력 계열사인 은행 경영 환경 개선된 영향이 크다. 특히 대출자산이 늘어난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과 저원가성 예금 증대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개선도 호실적을 견인했다. 그 결과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30~40%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BNK금융의 상반기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은 총 158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102.9% 증가했다. BNK캐피탈의 상반기 순이익은 714억원으로 59.4% 늘었다. BNK투자증권은 188.9% 급증한 65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투자은행(IB) 부문 확대와 주식시장 강세 등에 힘입어 수수료 수익 및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BNK자산운용의 순이익은 70억원으로 1년 새 35배 불었다.
DGB금융에서는 지난 2018년 인수한 하이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이 86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9.8% 급증했다. DGB캐피탈, DGB자산운용의 순이익도 1년 전에 비해 각각 112.2%, 76.9% 늘었다. DGB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지방금융 가운데 가장 높은 41.6%를 기록하며 중장기 목표치인 40%를 미리 달성했다.
JB금융의 경우 증권 자회사는 없지만 캐피탈이 성장하며 그룹 실적을 이끌었다. JB우리캐피탈은 전년 동기 대비 95.1% 증가한 107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북은행(775억원)과 광주은행(1037억원)의 순이익 규모를 넘어섰다. JB자산운용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넘게 늘어난 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JB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약 40%였다.
디지털을 활용한 수도권 신시장 개척과 데이터 역량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여신 등 비대면 영업을 확대하고 데이터 전문기업인 쿠콘과의 제휴 체결을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대비에 나선 상태다. 하반기 디지털 채널 혁신과 함께 그룹 디지털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DGB금융은 지난 4월 벤처캐피탈(VC)인 수림창업투자를 자회사로 편입해 손해보험사와 저축은행을 제외한 주요 비은행 계열사를 모두 확보했다.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 간 시너지도 끌어올리고 있다. DGB금융은 2018년 하이투자증권을 출범한 뒤 은행·증권·보험이 결합된 금융 복합점포를 비롯해 자산관리(WM), IB 등 그룹 시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9년 선보인 은행과 증권의 복합점포 ‘디그니티(DIGNITY)’는 현재 7개점까지 늘렸다. 하반기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본사에 수도권 3호 복합점포 개점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환경 대응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DGB금융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비대면 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해 디지털 영업수익을 높이고 있다. 대구은행의 IM뱅크 앱 이용고객 수는 6월 말 기준 111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43.1% 늘었다. 비대면 원화대출금 잔액은 9201억원으로 같은 기간 2.6배 불었다.
JB금융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인수합병(M&A) 기회를 노리고 있다. 김기홍닫기김기홍기사 모아보기 JB금융 회장은 지난 27일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JB금융은 비은행 중 캐피탈에 치중하고 있어 이를 분산하기 위해 자본시장 플랫폼을 인수하는 것은 주요 중장기 핵심과제”라며 “기회가 생기는 대로 증권사든 대형 자산운용사든 자본시장에서 JB금융의 포지션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디지털 전략으로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광주은행은 고객 자산관리를 비롯해 개인 맞춤형 종합 금융비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올해 안에 스마트뱅킹 앱을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북은행은 모바일뱅킹을 통해 고객의 금융현황을 보여주고 진단 분석 및 예측을 통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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