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올해 업계 최초로 중개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출시하며 20~30대 MZ(밀레니얼+Z)세대 자금 유입 선봉에 섰고, 비대면 IRP(개인형퇴직연금) 첫 수수료 면제 선언으로 퇴직연금 시장 판 뒤집기를 주도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2021년 6월 말 기준 중개형 ISA 가입계좌 수가 42만 계좌를 돌파했다.
중개형 ISA는 올해 2월 25일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출시하며 불을 당겼고, 이후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가 대열에 합류했다.
7개 증권사의 투자중개형 ISA 투자금액도 5월 말 기준으로 9009억원까지 급증했다.
삼성증권이 전체 중개형 ISA 가입계좌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나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개형 ISA 인기몰이 배경을 보면 젊은 투자자들의 유입이 두드러졌다.
금투협에 따르면, 2021년 5월 31일 기준 전체 투자중개형 ISA 가입계좌 수의 절반 수준인 47%는 MZ세대(20~39세)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삼성증권의 중개형ISA 가입고객 자체 분석에서도 MZ세대가 절반에 달했고, 가입 고객의 10명 중 8명은 신규 고객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특히 은행 신탁형 ISA에서 국내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증권사 중개형ISA로 넘어오는 이른바 ‘머니무브(Money move)’ 흐름이 단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삼성증권 측은 “절세매력이 분명한 중개형ISA는 ‘주린이(주식+어린이)’ 초보 주식투자자들의 기본 투자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중개형ISA의 절세효과를 극대화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제안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증권은 2021년 4월 19일 국내 최초로 IRP 계좌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삼성증권 다이렉트IRP’를 출시하며 신호탄을 쐈다.
통상 연간 0.1~0.5% 수준에 달하는 수수료(운용관리+자산관리)를 덜어내고 ‘제로(0) 수수료’로 IRP 계좌 유치에 승부수를 건 셈이다. 연금처럼 장기적으로 납입하는 자금의 경우 ‘시간의 힘’이 지배하기 때문에, 현재는 별 것 아닌 것 같은 수수료 차이가 나중에 보면 실제 수익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 삼성증권 이후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연쇄적으로 IRP 수수료 면제를 선언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삼성증권이 비대면(언택트) 투자자에 초점을 두고 첫 수수료 면제 선언 포문을 열었고, 이후 한 발짝 더 나아가 비대면 가입뿐만 아니라 대면 IRP 가입까지 구분 없이 수수료 무료를 내건 증권사들도 나와서 지평을 넓히고 있다.
한 두 개의 대형 증권사가 비용 경쟁력 차원에서 ‘무기’로 내건 수준이 아니라, 이쯤 되면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배경을 보면 빠르게 성장하는 퇴직연금 시장이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의 ‘2020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55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실적배당형 투자 영역이 되는 확정기여형(DC)과 IRP를 합한 적립금은 작년에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아울러 최근 이른바 ‘서학개미’ 개인투자자들에게 절세 측면에서 연금 계좌 활용은 부각되고 있다.
IRP 계좌에서 해외주식형 펀드나 국내 상장된 해외자산 추종 ETF(상장지수펀드)를 거래하고 발생한 차익에 대해서는 일반계좌 배당소득세(15.4%) 대비 낮은 연금소득세(3.3~5.5%)가 과세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삼성증권 측은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가 부상하고 연금시장에도 비대면 자기주도형 투자자들이 주류로 떠올랐다”며 “‘다이렉트 IRP’와 함께 연금 투자자들의 실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배당 최선호주 ‘으쓱’
삼성증권은 리테일과 IB(기업금융) 부문 ‘양날개’ 성장과 다각화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3년 더’ 재신임을 받은 장석훈 대표는 ‘장수 CEO(최고경영자)’ 반열에 오르며 삼성증권 성장시대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대상의 ‘SNI(Samsung &Investment)’ 서비스가 특화돼 있고, 또 다른 축인 IB 부문에서도 유가증권 인수·주선과 IPO(기업공개), M&A(인수합병) 자문 등에서 시장 지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실적도 전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삼성증권은 2021년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으로 2890억원을 공시했다. 이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업계 3위 기록이다.
‘숨 고르기’가 예상되는 증권업계 2분기 실적에서도 삼성증권은 선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2021년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6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배당 선호주로 꼽히는 점도 주목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증권업의 주력 사업부문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트레이딩, IB가 모두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만큼 높은 배당수익률이 가장 확실한 투자 지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삼성증권은 금융업 커버리지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종목들 중 하나로, 배당성향이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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