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업계 최초로 자사 리서치센터 내 ESG 연구소를 설립하고 글로벌 ESG 평가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비재무적 요소인 ESG를 고려하는 삼성그룹의 경영 기조와 맞물려 ESG 관련 경영체계 확립에 앞장서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달 28일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 경영에 대한 전략 수립과 정책 방향 등을 결정하는 ESG위원회는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장범식 숭실대학교 총장, 이영섭 서울대학교 교수 등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됐다. ESG 위원장은 이영섭 교수가 맡는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금융 관계사와 함께 진행했던 ‘탈(脫)석탄 선언’을 시작으로 ESG 경영 전략 강화에 대한 행보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어 ESG 연구소 설립, 업계 최초 ESG 등급 인증 채권 발행 등 ESG 관련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와 더불어 업계 최초로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와 전략적 제휴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고객들에게 글로벌 수준의 ESG 리서치와 관련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MSCI의 평가는 환경 분야에서 탄소배출 전력낭비 등 4개 테마 13개 항목, 사회 분야에서 노무관리·제품 안전성 등 4개 테마 16개 항목, 지배구조 분야에서 이사회·오너십 등 2개 테마 6개 항목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AAA(탁월)에서부터 CCC(부진)까지 7개 단계의 등급을 부여한다.
삼성증권은 이번 제휴를 통해 MSCI의 방대한 데이터와 리서치 노하우를 활용할 예정이다. ESG리서치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편, 법인 및 기관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ESG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2월부터 100여개 이상의 기업 및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ESG 관련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삼성증권은 올해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TCFD)가 금융업에 미치는 영향’, ‘K-Taxonomy(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의 도입과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의 영향’ 등을 주제로 맞춤형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기후변화협약 등 ESG와 관련된 글로벌 주요 이슈를 주제로 한 ‘삼성증권 ESG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라며 “이번 ESG 위원회 신설이 ‘뉴노멀’을 사내 문화로까지 정착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ESG 연구소 설립…1000억원 규모 채권 발행
삼성증권은 일찍이 지난해 11월 국내 업계에선 처음으로 자사 리서치센터 내에 ‘ESG연구소’를 설립해 ESG 관련 자문 및 전략 발굴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ESG연구소는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이끌고 있다.
삼성증권 ESG연구소는 ‘ESG, 자본시장의 뉴노멀’, ‘성공적인 ESG채권 발행 전략’ 등 ESG 관련 인사이트를 담은 리포트를 발간했다. 포괄적인 ESG의 개념부터 각 기업의 경영활동에 ESG를 접목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ESG 경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한상훈 삼성증권 영업솔루션 담당은 “ESG 경영에 대한 논의는 단기적 유행이 아닌 장기적 트렌드”라며 “초기 단계인 현시점에 어떻게 준비하는 지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전략 제공에서 나아가 증권업의 특성을 바탕으로 실행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경영에 꼭 필요한 플랜두씨(Plan-Do-See)의 전 과정을 삼성증권 내에서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증권업계 최초이자 삼성그룹 최초로 ESG 인증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 2월 1000억원 규모의 ‘ESG 등급 인증 채권’을 발행했다. ESG 회사채는 사회적 책임 투자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성증권의 채권 발행에 대해 녹색채권 최우량 등급인 그린1(Green1)을 부여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ESG인증평가 방법론에 따라 ‘친환경 및 기후변화 위기 대응 사업 분야에 투자할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린1은 외부검토 유형인 △검토의견 △검증 △인증 △평가등급 중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는 ‘평가등급’ 부여에 해당한다. 녹색채권 프로젝트의 적합성, 자금의 용도, 사업의 평가 및 선정절차, 자금의 관리, 사후보고 및 외부공시 등 우수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의 채권에만 주어지는 등급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증권은 ESG 채권 발행으로 미국 미드스트림(수송 및 정제 단계)과 프랑스 태양광 발전 사업에 관련된 지분 매입분에 대한 차입금 차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미드스트림은 탐사, 시추를 통해 생산한 정제되지 않은 천연가스를 정제, 액화한 뒤 다운스트림에 운송하는 사업이다.
삼성증권은 이와 더불어 올해 2월부터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ESG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법인대상 ESG 컨설팅은 ‘법인고객 토탈솔루션’ 등 국내 기업들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온 법인컨설팅팀에서 주관한다.
또 실제 ESG 관련 자문 및 전략 발굴은 리서치센터 내 ESG연구소를 통해 진행한다. 이후 ESG 투자나 채권발행 등 실행이 필요할 경우, 투자은행(IB)의 채권 발행부서까지 연결돼 계획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삼성증권의 법인 ESG 컨설팅은 일률적인 자문에서 벗어나 각 업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의 견해를 종합해 업종별 ESG의 주요 이슈와 특징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증권은 ESG 컨설팅을 통해 올해에만 50여 기업의 컨설팅을 진행했다.
재계에서도 삼성증권의 ESG 컨설팅이 입소문을 타면서 하루 평균 4~5건 이상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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