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상황에서 리모델링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인 쌍용건설(대표이사 회장 김석준)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대형사들의 리모델링 사업 확대 속 쌍용건설이 내세우고 있는 전략은 ‘초격차’와 ‘다양화’다. 기존의 리모델링 노하우를 십분 살려 대형사들의 ‘규모의 경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주택 사업 강화에도 속도를 내는 등 다각화 작업에도 속도를 더한다는 방침이다.
◇ 전담조직 확충·사업 다각화…후발주자들과 ‘초격차’ 유지 출사표
리모델링 초격차 1위 굳히기에 나선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분야를 강화해 수주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쌍용건설은 국내 최초 2개층 수직증축을 비롯해 지하주차장 신설 엘리베이터 연결하는 지하층 하향 증설공법, 단지 전체 1개층 필로티 시공, 2개층 지하주차장 신설, 지상·지하층 동시수행공법, 단면증설·철판보강·탄소섬유보강 등 각종 구조보강공법과 댐퍼(Damper, 진동 흡수 장치)를 활용해 진도 6.5~7.0까지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일반 건축물 기준 6.5)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신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손진섭 쌍용건설 상무는 “최근 국내 최대규모 등 대단지 리모델링을 연이어 수주하자 사업참여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서울 및 성남·수원·구리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지역까지 리모델링 진출 지역을 확대하며 단독 시공은 물론 타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건설은 올해 3월 4500억원 규모의 광명 철산한신 리모델링에 이어 5월 8000억원 규모의 가락 쌍용1차 리모델링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며 선두 수성에 나섰다.
또 국내 리모델링 최초로 일반분양(29가구) 예정인 송파 오금아남 리모델링을 지난 4월 착공, 수주부터 시공과 준공까지 리모델링과 관련한 모든 프로세스를 수행하며 업계 선구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쌍용건설이 차기 리모델링 수주를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단지 중 한 곳은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산본 개나리주공13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11월 준공 후 26년이 지난 산본 개나리주공13단지는 지상 최고 25층 17개동 1778가구 규모로 리모델링을 통해 266가구 증가된 2044가구로 조성될 수 있다. 이 아파트는 산본IC와 금정역에 인접해 2026년 GTX-C 개통시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 대우·현대 등 대형사 리모델링 전담조직 출범에도 쌍용건설 존재감 여전
리모델링 시장의 발전 속 대형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속속 신설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정비사업실 내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12월 주택사업본부 내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구성해 역량강화를 추진 중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3월 주택건축사업본부 내 도시정비사업실에 ‘리모델링사업팀’을 신설해 리모델링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 같은 대형사들의 리모델링 시장 확대와 관련해 쌍용건설은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는 신축에 비해 난이도가 월등하게 높아 경험이 없는 시공사가 뛰어들기에는 어려운 분야”라며 “대형사들이 쌍용건설의 리모델링 노하우를 얻기 위해 협업을 요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5월 있었던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 사업이다. 당초 해당 사업은 쌍용건설 컨소시엄과 포스코건설의 수주 경쟁이 점쳐졌던 단지였으나, 포스코건설이 입찰마감 직전에 쌍용건설 컨소시엄에 합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뀌었다. 쌍용건설이 컨소시엄 주간사로 쌍용건설 26%, 포스코건설 26%, 현대엔지니어링 25%, 대우건설 23%의 지분으로 구성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형사들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금력을 지니고 있을 수는 있지만 리모델링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리모델링 시장에서는 머니게임보다는 가진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대목”이라며 “쌍용건설이 대형사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이 바로 이런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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