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노선의 통과 여부를 두고 하루에도 억 단위의 호가가 출렁이고, 반 년 간 15~20% 수준의 집값 상승이 발생하는 등 교통호재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시장에 만연한 상태다.
특히 GTX를 비롯한 교통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의 집값은 폭등했다. 경기 의왕의 집값 변동률은 지난해 5.72%에서 올해 21%까지 폭증했다. 경기 안산은 지난해에도 9.52%로 상승률이 높았지만, 올해는 17.92%까지 상승률이 더 뛰었다. 경기 시흥 역시 지난해 6.77%에서 올해 19.04%까지 상승률이 뛰었다. 양주와 의정부 등도 두 자릿수 집값 상승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처럼 상승폭이 큰 만큼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의 위험부담도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18일 국토교통부는 GTX-C 노선의 민간투자사업 평가 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추가 정거장으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당초 거론되던 의왕역은 이번 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의왕시의 집값이 요동치고 있지는 않지만, 현지 부동산에서 실망의 목소리는 나오고 있다. 의왕시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어차피 재개발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인근 부동산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며, “다만 상승세가 조금 완만해지는 효과가 발생할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의왕시 아파트들은 지난달까지도 최고가 행진을 속속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의정부역센트럴자이&위브캐슬은 지난달 6억8351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으며, 의왕시 고천동 삼성미도(봉선화) 아파트 역시 지난 1일 5억7000만 원에 거래되며 역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 늘어지는 GTX 일정, 경기 일부 지역 ‘집값 버블’ 우려도
문제는 핌피현상에 휩쓸려 점점 표류하고 있는 GTX 사업이다. 간신히 착공에 들어간 GTX-A 노선은 물론,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는 GTX-C, D 노선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답보하고 있는 상태다.
GTX-D 노선은 최근 경기권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당초 강남과 여의도, 용산 등 서울 주요 지역까지 연결될 것으로 기대 받던 GTX-D 노선이 김포와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 만을 연결하는 ‘반쪽짜리’로 발표됐다는 것이 반발의 이유다.
정치권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해 GTX-D 노선이 서울 전역까지 연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기존 GTX 노선들의 사업 계획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GTX-D 노선 변경까지 논의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장 먼저 착공에 들어간 GTX-A 노선 역시 당초 예정이었던 2023년 개통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의 설계 변경으로 사업이 지연된 데다, 공사구간 중 문화재나 천연기념물 등이 발견되면서 우회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잇따라 공사가 미뤄진 것이 그 이유다. 여기에 열차 납품 일정 등을 고려하면 정식 개통은 빨라야 2024년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GTX-A 노선이 복합환승센터 완공 전에 운행하더라도 삼성역에 임시통로를 만들어 정차할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은 상태다.
GTX가 경기 일부 지역의 집값을 지나치게 밀어올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서울 집값은 오른 상태를 앞으로도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경기 일부 지역은 다소 거품이 많이 끼어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급등장이 끝나면 버블이 사라지면서 서울과 일부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수도권의 집값은 보합이나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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