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11억 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아파트를 구매할 여력이 없는 수요층들이 빌라 거래로 눈을 돌리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거래량은 올해 들어 아파트 거래량을 매달 추월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전역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월 5771건, 2월 3853건, 3월 3735건, 4월 3285건으로 갈수록 쪼그라들었다. 반면 빌라 거래량은 1월 5866건, 2월 4422건, 3월 5071건, 4월 5232건으로 아파트 거래량보다 많았다. 5월 셋째 주가 끝나가는 현재도 아파트 818건, 빌라 1323건으로 마찬가지였다.
그간 서울 주택 거래는 약간의 변동은 있었지만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훨씬 높았다. 집값 상승폭이나 보안, 편의성 등에서 아파트의 상품성이 시장에서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부동산규제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락 없이 급격하게 상승한 아파트 가격 등이 이어지자, 서울 안에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수요층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KB부동산 통계 기준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1억1123만원으로 지난달보다 1130만원 올랐다.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1억 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같은 기간 중위가격은 9억8667만 원으로, 일부 단지가 아닌 전반적인 서울 아파트 가격이 10억 원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서울의 빌라 평균가격은 3억 원대로, 아파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통상적으로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고 거래가 쉽지 않아 환금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또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그러나 2030 청년세대 사이에서 ‘서울에서는 도저히 아파트를 살 수 없다’는 비관론이 퍼지면서, 차선책으로 빌라 매입에 나선 수요층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1인 가구나 딩크족 등 새로운 가구 형태가 늘어나면서, 굳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지 않고 한 곳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수요층도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새 젊은 사람들은 아파트보다는 괜찮은 신축 빌라를 보러 왔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며, “결혼 생각 없이 혼자 여유롭게 살 생각이거나 부동산 투자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런 사람들에게는 빌라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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