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 관련 3개 법안이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방법을 지정하지 않으면 지정된 펀드 또는 투자일임계약으로 자동투자되도록 하는 제도다.
안호영 의원 등은 "퇴직연금이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적립금 운용 전문성 부족과 노동자의 무관심으로 과도하게 단기, 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운용돼 최근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낮은 수익률로 노동자 노후소득재원 확충이라는 도입취지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가 전문성을 갖춘 적립금 운용기관과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하도록 해 합리적으로 적립금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노후자금이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에 자동투자되도록 하는건 위험하다고 반발한다. 뿐만 아니라 수익률에서도 큰 차이가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변동성이 커 가입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펀드는 변동성이 큰 만큼 공모펀드와 평균 수익률이 예금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지 못한다고도 지적한다.
실제로 금융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공모펀드 평균 수익률은 -6.1%, 예금은 2.0% 였으나 2019년에는 공모펀드 수익률이 6.8%, 예금 수익률은 1.8%였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공모펀드 수익률은 2.7%, 예금은 2.5%로 0.2%p로 수익률 차이가 나지 않았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뉴딜펀드 평균 수익률도 -10%를 기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DLF 사태, 옵티머스, 라임사태 등 일련의 금융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그로 인한 대규모 분쟁이 발생하면서 소비자의 투자성향/목적 등 적합성을 확인하고, 원금손실위험을 정확히 설명해야 하는 의무 등 소비자보호 규정이 강화된 것"이라며 "최근 추진되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는 소비자보호 기조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이 활황이어서 수익률이 좋지만 주식시장이 나빠지게 됐을 때 금융투자업계 민원도 많아질 수 밖에 없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의원은 퇴직연금 성격을 고려해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되 원리금보장형까지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윤창현 의원은 "주식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상황에 수익배당형을 강제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차후 안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고, 원금이 깨지면 수익률 낮은 것보다 훨씬 큰 충격이 오게 될 것"이라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라는 법의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이바지’한다는 법의 목적을 형해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창현 의원은 "상황에서도 지속되는 퇴직연금의 안정성에 대한 니즈 역시 존중할 필요가 있으므로, 사전지정운용제도를 도입해 수익률 제고 가능성을 높이되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주식시장이 좋아 수익률이 높게 나오지만 수익률이 낮아지면 민원이 많아질 것"이라며 "경제적 활동이 중단된 시기에 사용하는 노후자금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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