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재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내 선박의 전쟁보험 요율은 한때 최대 0.8%까지 급등했으나, 현재는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쟁보험의 요율은 7일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전쟁이 발생하기 전 약 0.2% 수준이었던 요율은 전쟁 후 위기감이 고조된 2주차에는 0.7%로 상승했지만, 이후 0.55%로 낮아진 뒤 최근에는 0.3%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수요·위험에 따라 요율 급변하는 전쟁보험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가입하는 보험은 ▲선체보험(Hull & Machinery) ▲전쟁보험(War & Strikes) ▲P&I보험(Protection & Indemnity)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선체보험은 선박 자체에 발생하는 손해를 보장하는 보험으로, 충돌이나 기관 손상, 화재 등에 대비할 수 있다. P&I보험은 선박이 타인에게 끼친 손해와 이에 따른 법적 책임을 담보하는 보험으로, 선원 인적사고나 항만시설 파손, 유류 오염 사고 등이 포함된다.
전쟁보험은 기본적으로 선체보험과 같이 선박 자체의 손해를 보장하는 구조지만, 전쟁 위험이 높은 특정 해역에 진입할 경우 별도의 추가 보험료를 납입해 담보가 유지되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연간 보험에 가입한 뒤, 고위험 지역을 통과할 때 항차(운항)별로 7일 단위의 추가 보험료를 납입하는 방식이다.
전쟁위험구역(Joint War Committee Listed Areas, JWLA)은 런던 보험시장을 중심으로 한 협의체가 지정하는 고위험 해역으로, 분쟁이나 해적 활동 등으로 사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이 구역에 진입하는 선박은 사전에 보험사에 통지하고 추가 보험료와 조건을 협의해야 한다.
요율 안정에도 ‘현장 불확실성’…보험 적용·제도 논의 필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초기 불확실성으로 전쟁 보험 요율이 1%까지 높아진 바 있지만, 최근에는 안정세를 찾고 있다. 과거 인근 해역이나 유사 분쟁 지역에서 나타났던 요율 흐름과 비교해서도 매우 높지 않은 수준이다.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흑해 지역을 지난는 선박의 전쟁보험 요율은 일부 5%까지 올라갔으나 0.025%에서 1~2% 수준으로 상승했다. 홍해 사태 당시에도 0.05% 안팎에서 0.3% 수준이었으나 전쟁 위협으로 0.7~1%까지 올랐다.
재보험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의 경우 국내 선박만이 아니라 글로벌 선박 약 2000척이 영향을 받는 만큼, 사고 발생 빈도와 실제 피해 규모를 전체 모수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실제 위험 수준이 확인되면서 요율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쟁보험 관점에서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쟁보험 요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장에서 여전히 보험 적용을 두고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선사들이 보험 가입을 통해 위험 해역 통과 여부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재보험업계 관계자는 “선박의 이동 경로와 일정이 명확해야 요율과 조건을 확정할 수 있는데, 보험이 없어 선박이 이동하지 못한다기 보다는 불확실한 운항 계획으로 요율 산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의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이나 제도적 보완이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재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쟁보험은 수백 개 보험사가 참여해 위험을 나누는 구조로, 요율 역시 해외 시장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며 “일부 국가에서는 담보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험 풀(pool) 형태를 검토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상 독점 구조를 전제로 해야 하는 만큼 제도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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