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내 10년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판결 이후 양사 관계자가 만나 소송 합의금에 관해 논의했으나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 이상을 요구했고, SK이노베이션은 1조원 이상은 줄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ITC 판결을 두고도 양사는 엇갈리는 해석을 내놨다.
SK이노베이션은 "ITC가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는 판단하지 않은 채 경쟁사의 모호한 주장을 인용한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증거인멸이 인정되며 '진실공방을 해보지도 못 하고 패소했다'는 기존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제안은 SK이노베이션 주장에 반박하는 성격이 강하다. 항소라는 선택지가 있는 SK이노베이션도 동의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된다. 그보다는 당장 실익을 얻을 수 있는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을 끌어내기 위해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현재 미국을 방문해 정치권 인사들에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어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 SK이노베이션 사장도 직접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달 11일까지 거부권을 행사 할 수 있다.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SK이노베이션에 내려진 10년 수입금지 명령이 발동된다. SK가 ITC에 항소할 수 있지만 재판기간 동안 수입금지 효력은 유지된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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