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펀더멘털과 유동성 간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방향성 예측보다 투자내역을 다시 한번 재점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장 마감까지 지켜봐야 하나 코스피는 2007년 7월 2000을 처음 돌파한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앞 자릿수를 갈아치우는 기록을 쓰게 됐다. 코스피가 1000선(1989년 3월)에서 2000선을 돌파하기까지는 18년 3개월이 걸렸다.
코스피는 2007년 7월 2000 시대를 맞이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수가 1000 아래인 938.75(2008년 10월 24일)까지 내려갔다. 2010년 12월 2000선을 회복한 뒤 5년여 동안 1800~2200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가, 2017년 10월 세계 반도체 경기호황으로 2500선을 돌파했다.
3000선 고지를 넘으면서 단기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반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 버핏지수(GDP 대비 시가총액) 등의 지표를 바탕으로 현재 장세가 실물과 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기업실적이 개선되리라는 기대감이 강세장 전망 근거가 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백신 보급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앞당기고 있다”며 “달러약세 추세 강화가 더해지며 원자재와 신흥국 통화 강세는 시크리컬 업종(경기민감주)과 내수업종의 실적 추정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차·화·전(자동차, 화학, 전자반도체)’을 중심으로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92곳의 2021년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연말 기준 128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연간 순이익이 100조원을 넘은 것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과 2018년뿐이었다.
실제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로 외국인 자금을 끌어오는 역할을 했다.
또 구조적으로 시총 상위주로 10위권에 반도체는 물론 배터리, 바이오, 비대면 등 성장주가 진입한 측면에서 코스피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저금리로 투자 대상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증시 대기자금이 여전히 두터운 만큼 수급 주체를 바꿔가며 지수 하단을 견고히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이 68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잔고도 66조원으로 증시 주변자금이 넘치고 있다. 지난 1월 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도 19조원을 웃돌고 있다.
다만 앞서 코스피가 1000과 2000을 넘기면서 일부 조정을 겪었던 사례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변수 가운데 증시 고점 여부 판단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결론적으로 펀더멘털과 유동성의 대결로 3000 전후 힘겨루기가 나오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럴 때는 들고갈 종목이 무엇인 지, 무엇을 빼고갈 것인 지 보는 게 낫고, 또 레버리지로 빌려서 산 부분은 줄이고 현금비중을 늘려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