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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코스피 3000시대...너무 빨리 올라온 지수 vs 생존을 위한 주식투자

기사입력 : 2021-01-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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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코스피 1분 차트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코스피 1분 차트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2021년 주식시장이 열린 뒤 단 3일만에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유례없는 주식 매수세와 화력을 보여준 개인투자자들이 연초부터 주식을 대거 사면서 지수를 끌어 올렸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 초반까지 8일 연속 오르다가 장중 고꾸라졌다. 개장 후 3,020선을 훌쩍 넘어본 뒤 상승분을 반납했다.

■ 개인투자자들의 화력..2021년 초에도 주식 대거 매수

연말, 연초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실탄을 퍼붓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즉 주식시장이 문을 닫기 하루 전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무려 2조 196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대주주 요건에 따른 세금 문제를 피하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가 급하게 되산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뒤 2021년 첫 거래일인 4일 1조 310억원의 순매수를 단행했다. 2020년 주식시장에 유입된 개인 자금의 규모가 유례없이 커지면서 시장 영향력도 강해졌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가가 폭락한 뒤 V자 반등에 성공한 뒤 하반기에 다소 쉬어다가 11월부터 다시 가파른 랠리를 이어갔다.

11월 주가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한 단계 더 올라서는 데는 외국인이 큰 기여를 했다. 또 코스피시장이 지쳐갈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즉 한국 주식시장 시총 1,2위 종목들이 나서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이후 외국인들의 매수 동력이 떨어질 때 개인투자자들이 다서 나서서 지수를 받치고 끌어올렸다.

지난해 개인의 코스피시장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무려 47조 4,907억원에 달했다. 단순평균할 경우 매달 3.96조원, 즉 4조원 정도를 순매수해 온 것이다.

2021년 신축년이 시작된 이후엔 3거래일만에 2조원 넘게 순매수하고 있다.

■ 코스피 3천 시대...이익실현할 것인가, 계속 채찍질 할 것인가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3천선으로 올라선 뒤 9시 5분 3024.62에서 고점을 찍고 밀렸다. 장 초반 34.05p(1.14%)까지 뛴 뒤 상승분을 반납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팔고 개인이 이들의 물량을 떠안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외국인이나 기관 등 큰 손들이 차익실현을 하고 있지만, 개인은 이 물량들을 계속 받고 있다. 이날 오전 거래가 끝나기 전에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는 벌써 1조원에 달하고 있다.

최근 지수가 가파르게 오른 뒤 가격조정이든, 기간조정이든 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기관 투자자들 사이엔 개인의 매수세가 지나치다는 의견들도 많아 보인다. 최근 주가 급등세는 오버슈팅 국면이라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3천 안착은 쉽지 않다"면서 "코스피 3,040은 2021년 이익전망 상향조정 속도를 감안한 12개월 Fwd PER 14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90년대말 IT 버블 때를 제외하고 한국 주식이 가장 비싸지는 상황에서 숨도 고르지 않고 달려나가긴 어렵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그간 지수 상승엔 실적 기대감도 크게 작용했으나, 최근 실적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되는 점 등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작년 3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 이후 상향조정이 이어지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이 최근 하향 조정됐다"면서 단기적인 조정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길게 볼 때 3천시대는 끝이 아닌 시작이지만 연말, 연초 급등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과열됐고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피로도도 누적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A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지수 3천까지 너무 빨리 왔다. 연초 조정이 없으면 시장이 아주 힘들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었다"면서 "더 가기 위해서라도 속도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코스피 3천선..."만성 저평가 해소 중이지만 속도 너무 빨랐다" vs "부동산 인플레 시대, 개인들의 생존을 위한 주식 베팅"

특정 섹터 등으로 주식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좀더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올라가면서 경기 민감도가 높은 비철금속이나 철광석 관련 종목들로 자금이 몰려드는 일도 있었던 가운데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란 평가가 적지 않다.

아울러 지속되는 주가지수 상승을 국내 주식시장의 만성적인 상대적 저평가 현상 해소로 해석하는 시각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 속도가 빨랐다는 데해선 염려를 하고 있다.

B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한국 주식시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만성적으로 저평가돼 있었고, 지금은 이를 해소하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 3천까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스피드로 올라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지점에서 쉽게 더 간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C 운용사 매니저는 "가까운 과거로 돌아가보면, 지금은 2017년 12월~2018년 1월 상황과 아주 흡수하다"면서 "당시 시장이 깊은 수렁에 빠진 바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앞으로 상황이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주식 투자에 목마른 개인들이 많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특히 지난해 사상 유례없이 큰 폭으로 아파트값이 뛰면서 '부동산 물가 폭등 헤지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니온다.

대형 증권사의 한 주식중개인은 "코스피 3천 시대가 왔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면서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더 갈 것이라는 기대가 우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엔 부동산 폭등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느끼는 사람도 많다. 전례없는 물가(아파트) 폭등이 나타나면서 주식이라도 해야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투자자들도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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