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사장 자리에 오른 허 사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주택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상황에서,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중책이 허 사장에게 주어진 것은 GS건설이 허 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중 주목할 점은 미래 성장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규수주의 증가세와 신사업부문의 성장세였다. 신규수주는 1분기 2조2,690억 원, 2분기 2조4,170억 원에 이어 3분기에 2조8,270억 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주요 수주는 건축·주택부문에서는 과천4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4,070억원), 남양주 별내 주상복합(2,160억원), 안양데이터센터(2,680억원) 등이 있다.
올해 신사업부문의 3분기 매출은 1,890억 원, 신규수주는 2,710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4,230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향후 사업 본격화에 따라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GS건설의 신사업부문 분기별 매출이 약 600억 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지난 7일 개통된 GS건설 주간 서울~문산 고속도로 개통식에도 대표로 참석한 것은 허윤홍 사장이었다. 회사의 대형 프로젝트였던 현장에 허윤홍 사장이 직접 등판한 것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경영 승계를 앞두고 보폭을 넓히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신소재 사업은 기본, 수처리 기술 활용 신사업 다각화도 박차
올해 GS건설은 다양한 신소재 사업부터 수처리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클러스터’ 사업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GS건설은 올해 PC(Precast Concrete, 프리캐스트콘크리트, 이하 PC)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GS건설은 지난 6월 충청북도 및 음성군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GS건설은 투자협약을 통해 충북 음성군 중부일반산업단지의 약 15만 ㎡(4만5000평) 규모 부지에 연간10만㎥(입방미터)의 PC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을 예정이며,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북 음성 PC공장은 최신 자동화 생산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며, 총 투자규모는 향후 증설계획까지 고려하면 1,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PC공법은 기둥, 보, 벽체, 슬라브 등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는 레고 블록처럼 조립만 하는 것으로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선진국형 모듈러 기술 공법이다.
GS건설은 PC사업 진출을 통해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가 총괄해 주도하고 있는 신사업 중 하나인 프리패브(Prefab) 모듈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됐다.
GS건설 허윤홍 사장은 “국내 PC사업과 기존에 인수한 해외 2개사의 목조패널라이징, 철골모듈러사업을 통해 GS건설이 한단계 도약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향후 각 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프리패브(Prefab) 모듈러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자 미래형 청정 수산물 생산 기술로 주목받는 스마트양식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GS건설이 보유한 세계적인 수처리 기술을 이용해 부산시가 추진 중인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 참여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7월 부산광역시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S건설은 부산광역시 기장군 부경대학교 수산과학연구소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 6만 7,320㎡ 규모의 부지 안에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를 2022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할 예정이다.
GS건설이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에 참여한 것은 세계적 수준의 수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활용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스마트양식은 정보통신(ICT)과 빅테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양식산업으로 수처리 기술이 핵심이다.
스마트양식은 육상에 지어지고 폐쇄순환식 구조여서 해수를 정화해 양식에 최적화된 물을 제공하고, 양식장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처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양식수조 내부에서도 청정한 양식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청소 등의 작업에 환경기술과 ICT 기술이 적용된다.
GS건설은 100% 자회사인 세계적인 해수담수화 업체인 GS이니마의 수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바이오 폐수의 처리에 관한 핵심기술 관련 ICT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에 접목해 첨단 스마트 양식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GS건설은 올해 건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큐픽스(Cupix) 社와 협력해 미국 보스톤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 社의 4족 보행 로봇인 스팟을 건설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한 실증시험을 성공했다.
GS건설과 큐픽스는 이달 초 스팟에 라이다(LIDAR) 장비, 360도 카메라, IoT센서 등 다양한 첨단 장비를 설치해 국내 건축 및 주택 현장에서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성남 소재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는 지하주차장 골조공사와 마감공사가 진행 중인 세대 내부를 대상으로, 서울 소재의 한 공연장 신축현장에서는 가설공사 현황에 대해 스팟이 자율 보행으로 각종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GS건설이 기존에 활용 중인 스마트 건설 기술인 3차원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건물정보 모델링) 데이터와 통합해 후속 공사인 전기와 설비 공사와 간섭 여부 확인과 안전관리계획 수립에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GS건설과 큐픽스사는 이번에 성공한 실증시험을 토대로 향후 아파트 현장에서 입주 전 하자품질 검토에 활용하는 한편 인프라 교량공사 현장에서도 공정 및 품질 현황 검토에 활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스팟에 다양한 IoT센서를 장착해 위험구간의 유해가스 감지, 열화상 감지 등을 통한 건설현장 안전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 GS건설, 외부 전문가 영입·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참여 등 활발한 행보
GS그룹 또한 허윤홍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GS그룹은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빨라진 인사를 통해 에너지와 인수합병(M&A), e커머스 등에서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이번 인사에서 GS그룹은 신상철 GS건설 부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신상철 부사장은 신사업지원그룹장을 맡아 GS건설의 신사업 추진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할리스에프앤비 대표를 맡은 그는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할리스에프앤비를 대규모 흑자전환시킨 공로가 있다.
특히 신상철 부사장은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힌다. 건설업계는 M&A 전문가인 신 사장이 허윤홍 사장을 도와 그간 추진한 신사업 내실화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은 GS건설의 신사업 내실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GS건설은 사모투자펀드(PEF)인 도미누스 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꾸려 공동으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그룹이 마련한 자구안의 핵심으로 꼽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업계 1위사로, 산업생태계나 국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284억 원, 1761억 원이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의 건설기계 수요가 증가하면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닌 스마트 기술 등이 GS건설이 지향하는 신사업 다각화와 부합하는 부분이 있다”며, “허 사장은 물론 그룹 전체의 지향점과도 통하는 부분이 많아 이번 인수전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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