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태영건설이 수익성 회복과 재무구조 개선을 바탕으로 워크아웃 졸업을 향한 막바지 국면에 들어섰다. 공공공사 중심의 수주 전략과 비핵심 자산 정리, 차입금 축소가 맞물리면서 경영 정상화 작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올해 들어 5개월 동안 약 1조2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지난 1월 울릉군 하수처리시설(940억원) 수주를 시작으로 ▲고창 덕산 공동주택(1324억원) ▲서부산 행정복합타운(1355억원) ▲포천양수발전소 1·2호기 토건(960억원) ▲청도군 공공하수관로(1031억원) ▲창원가음2구역(1511억원) 공사 등을 따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2183억원 규모의 과천 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이설(지하화) 공사를 수주하며 공공 인프라 분야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 사업은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주암동 일원 3.04㎞ 구간을 지하화하는 공사다. 태영건설 지분 기준 계약금액은 약 763억원 규모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10% 수준에 해당한다.
건설업계에서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이후 민간 개발사업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공공공사와 사회간접자본(SOC), 도시정비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업 안정성이 높은 공공사업 비중을 확대하면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영건설의 회복세 뒤에는 지난해 말 지휘봉을 잡은 이강석 대표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30년 태영맨'으로 불리는 이 대표는 태영건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돌입한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강석 사장은 1961년생으로 연세대학교와 한양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96년 태영건설에 입사했다. 2020년 토목본부장, 2024년 기술영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주요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인물로,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2024년 워크아웃 개시 이후 우발채무를 포함한 주요 채권 출자전환과 자산 매각, 비핵심 사업 정리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해왔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수익성 중심 수주 전략과 차입금 축소, 부채비율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 정상화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태영건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5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다.
매출 감소는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나타난 선택적 축소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이후 PF 사업장 구조조정과 비핵심 사업 정리에 집중해왔으며, 대형 현장 준공 이후 신규 착공 물량도 줄면서 외형은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된 셈이다
수익성 또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태영건설은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2023년 40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24년 206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528억원까지 늘어나며 정상화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 위주로 선별 수주를 진행한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회복 흐름은 재무구조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태영건설의 부채총계는 3조1547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4841억원)보다 약 33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645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488.87%로, 지난해 말(541.95%)보다 53.08%포인트 낮아졌다. 워크아웃 초기였던 2024년 말 720.17%와 비교하면 230%포인트 이상 개선된 모양새다.
특히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난 점이 의미 있다는 평가다. 태영건설은 2023년 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4402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채권단 출자전환과 채무조정, 자구계획 이행 등을 통해 현 수준까지 자본을 끌어올렸다.
◇ PF 사업장 정리도 속도
워크아웃의 핵심 과제였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도 성과를 내고 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이후 주요 PF 사업장 60곳을 전면 점검해 37곳은 계속 추진하고 23곳은 정리 대상으로 분류했다.
현재까지 시공사 교체 6곳, 청산 완료 2곳 등 총 8개 사업장의 구조조정을 마쳤다. 사업성이 낮거나 장기간 지연된 사업장을 정리하면서 재무 부담을 줄이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 사례로 서울 금천구 독산동 옛 노보텔호텔 부지가 최근 935억원에 매각됐다. 해당 사업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개발이 중단되면서 공매 절차가 진행돼 왔던 곳이다.
◇ 워크아웃 졸업 향한 '마지막 고갯길'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 이행 약정은 내년 5월 종료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실적 흐름과 재무지표 개선 속도를 감안할 때 워크아웃 졸업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말 대표이사에 오른 이강석 사장이 수익성 중심 경영과 공공사업 확대 전략을 지속 추진하면서 경영 정상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올해 1분기에도 금융비용이 319억원 발생하면서, 아직도 높은 차입금 부담이 수익성 개선 효과를 일부 상쇄하고 있다. 또 철근·레미콘 등 주요 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과 건설 경기 침체도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태영건설이 공공공사와 SOC, 도시정비사업 중심의 안정적인 수주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무리한 외형 성장보다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을 우선하는 전략이 자리 잡으면서 워크아웃 졸업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것.
태영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 이후 민간 개발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공공공사와 사회간접자본(SOC), 정비사업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분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다”며 “안정적인 수주를 기반으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개선계획에 따라 우발부채를 포함한 주요 채권의 출자전환과 비핵심 자산 매각, 고정비 절감 등 자구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남은 기간에도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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