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건설사들에게 있어 ‘새 먹거리 발굴’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 기획에서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새 먹거리와 전략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해본다.〈편집자 주〉
GS건설의 신사업을 이끌고 있는 것은 GS그룹 오너일가 4세 경영인으로도 알려진 허윤홍 신사업부문 대표 사장이다. 그는 모듈러주택 등 GS건설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허 사장은 태양광투자사업, 모듈러주택 외에도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 소규모 주택단지개발 자회사 자이에스앤디, 자산관리 자회사 지베스코, 배터리 재활용사업, 데이터센터 임대업 등 GS건설의 수많은 미래 먹거리를 찾아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사업을 맡은 허 사장의 책임감과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의 첫 번째 성적표였던 상반기 GS건설의 신사업 부문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코로나19 쇼크로 인한 영향이 본격화될 하반기와 내년, 내후년 등이 허 사장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등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 속도전
GS건설은 올해 PC(Precast Concrete, 프리캐스트콘크리트, 이하 PC)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GS건설은 지난 6월 충청북도 및 음성군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GS건설은 투자협약을 통해 충북 음성군 중부일반산업단지의 약 15만 ㎡(4만5000평) 규모 부지에 연간10만㎥(입방미터)의 PC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을 예정이며,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북 음성 PC공장은 최신 자동화 생산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며, 총 투자규모는 향후 증설계획까지 고려하면 1,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PC공법은 기둥, 보, 벽체, 슬라브 등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는 레고 블록처럼 조립만 하는 것으로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선진국형 모듈러 기술 공법이다.
GS건설은 PC사업 진출을 통해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가 총괄해 주도하고 있는 신사업 중 하나인 프리패브(Prefab) 모듈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됐다.
GS건설 허윤홍 사장은 “국내 PC사업과 기존에 인수한 해외 2개사의 목조패널라이징, 철골모듈러사업을 통해 GS건설이 한단계 도약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향후 각 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프리패브(Prefab) 모듈러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월에는 GS건설이 국내 최초로 지하주차장 외부 벽체에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을 적용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GS건설은 아파트 지하주차장 바닥의 정형구간(직사각형 구간)에만 적용되던 PC공법을 지하주차장 외부 벽체로 확대 적용하는 기술을 PC 생산회사인 아이에스동서와 함께 개발해 실제 시공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아파트지하주자창 외벽을 100% PC공법만으로 시공에 성공한 것은 국내 처음이었다.
일반적으로 공장에서 미리 제작하는 PC공법 특성상 지하주차장의 정형화된 구간에만 적용됐고, 지하주차장 외부 벽체는 거푸집 설치-철근 배근-콘크리트 타설-거푸집 해체 작업 순으로 이뤄지는 재래식 공법이 일반적이었다. 지하주차장 외부 벽체의 경우 정형화된 구간이 많지 않아 PC공법 적용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외부 벽체에 PC로 제작된 거푸집 설치 후 철근 배근 및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의 거푸집 해체가 필요 없는 ‘하프(Half) PC공법’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PC공법과는 거리가 있었다.
GS건설과 아이에스동서는 이 같은 기술적 문제점을 개선해 지하 외부 벽체의 형태를 세밀하게 조사한 후 이를 공장에서 사전에 제작해 현장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지하 외부 벽체를 재래식 공법으로 시공하면 거푸집 설치, 철근 배근, 콘크리트 타설 및 거푸집 해체 작업을 1개층씩 진행하게 된다.
이는 인력수급과 근로자의 숙련도, 기후 여건 등에 영향을 받게 되며, 균일한 품질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GS건설과 아이에스동서가 개발한 기술은 공장에서 2개층 단위로 제작된 벽체를 장비와 최소 인력으로 마치 레고 블록을 끼워 맞추듯이 간단하게 현장에서 조립이 가능해 재래식 공법의 단점 보완이 가능할 전망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체에 PC공법을 적용하는 기술도 연구할 것”이라며, “과거 PC공법은 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다양한 기술 연구 및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GS건설은 국내 최초로 4족 보행 로봇인 ‘스팟 (SPOT, 이하 스팟)’을 건설현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들은 최근 대표적인 건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큐픽스(Cupix) 社와 협력해 미국 보스톤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 社의 4족 보행 로봇인 스팟을 건설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한 실증시험을 성공했다.
GS건설과 큐픽스는 이달 초 스팟에 라이다(LIDAR) 장비, 360도 카메라, IoT센서 등 다양한 첨단 장비를 설치해 국내 건축 및 주택 현장에서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성남 소재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는 지하주차장 골조공사와 마감공사가 진행 중인 세대 내부를 대상으로, 서울 소재의 한 공연장 신축현장에서는 가설공사 현황에 대해 스팟이 자율 보행으로 각종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GS건설이 기존에 활용 중인 스마트 건설 기술인 3차원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건물정보 모델링) 데이터와 통합해 후속 공사인 전기와 설비 공사와 간섭 여부 확인과 안전관리계획 수립에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GS건설과 큐픽스사는 이번에 성공한 실증시험을 토대로 향후 아파트 현장에서 입주 전 하자품질 검토에 활용하는 한편 인프라 교량공사 현장에서도 공정 및 품질 현황 검토에 활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스팟에 다양한 IoT센서를 장착해 위험구간의 유해가스 감지, 열화상 감지 등을 통한 건설현장 안전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 우수한 수처리 기술 활용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도 진출
GS건설은 올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이자 미래형 청정 수산물 생산 기술로 주목받는 스마트양식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GS건설이 보유한 세계적인 수처리 기술을 이용해 부산시가 추진 중인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 참여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7월 부산광역시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S건설은 부산광역시 기장군 부경대학교 수산과학연구소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 6만 7,320㎡ 규모의 부지 안에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를 2022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할 예정이다.
GS건설이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에 참여한 것은 세계적 수준의 수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활용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스마트양식은 정보통신(ICT)과 빅테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양식산업으로 수처리 기술이 핵심이다.
스마트양식은 육상에 지어지고 폐쇄순환식 구조여서 해수를 정화해 양식에 최적화된 물을 제공하고, 양식장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처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양식수조 내부에서도 청정한 양식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청소 등의 작업에 환경기술과 ICT 기술이 적용된다.
이번 스마트양식이 주목받은 것은 해양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청정 해산물을 생산하는 미래형 첨단 먹거리 산업이라는 점이다.
최근 들어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고 중금속, 바이러스 등 해양오염으로 인한 해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청정 해산물 생산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양식은 고도의 수처리 기술을 통해 바닷물의 오염물질을 정화해 깨끗한 바닷물로 청정 해산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GS건설은 100% 자회사인 세계적인 해수담수화 업체인 GS이니마의 수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바이오 폐수의 처리에 관한 핵심기술 관련 ICT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에 접목해 첨단 스마트 양식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는 GS건설의 정수, 물 재이용 및 해수 담수화 등의 고도 수처리 플랜트 건설 경험을 활용한 양식장의 물 정화 및 순환시스템과 청정한 수질과 어류의 건강한 성장을 관리하기 위한 ICT 기술이 융합된 미래형 육상 양식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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