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로봇·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 2025년까지 5년간 1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거듭나 자동차 산업 변화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각국 환경규제와 맞물려 급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사업은 당장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브랜드 '아이오닉' 첫 신차(아이오닉5)가 내년초 출시가 예정됐다. 이를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용 전기차 라인업 11개를 구축한다.
핵심기술을 확보한 수소차 분야에서는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 현대차는 최근 스위스로 수소트럭 수출을 시작했다. 2030년까지 유럽시장에 2만5000대 이상의 수소트럭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이어 북미와 중국에도 2030년까지 각각 1만2000대와 2만7000대를 보급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자동차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혁신한다. 이를 위한 테스트베드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지난 13일 착공을 시작했다. 첨단 자동기술로 구현된 스마트공장부터 소비자가 직접 차량 생산과정을 지켜보고 제품을 인도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일자리 축소 등 우려가 많지만, 정 회장은 새 먹거리 창출은 '고객·사람' 중심이 될 것임을 약속했다. 정 회장은 "HMGICS 비전은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인간 중심의 밸류체인 혁신"이라며 "우리 미래를 변화시키고 인류발전에 기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기술 확보가 상대적으로 늦었다고 평가받는 자율주행 분야에는 대규모 투자와 협업을 통해 추격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약 2조4000억원을 쏟아부어 미국 자율주행사 앱티브와 합작사 '모셔널'을 설립했다. 앱티브는 구글 웨이모, GM에 이어 3위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을 인정받는 기업이다.
장기적으론 '하늘을 나는 차'와 '걸어다니는 차' 등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도심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소형 항공기인 UAM 개발을 위해 미국 우버와 손잡았다. 또 재난현장 등에 투입될 수 있는 걸어다니는 차인 '엘리베이트' 개발을 위한 조직도 구성했다.
정 회장은 이같은 신사업 전개를 위해 그룹 경영전면에 나선 2018년 이후 2년간 무엇보다 조직혁신에 공을 들였다. 직원 직급 개편, 복장 자율화, 점심시간 유연화, 의사결정 체계 단순화 등이 대표적이다. 기아차가 설립한 e모빌리티 서비스 기업 '퍼플엠' 등 별도법인은 아예 스타트업 같은 조직으로 운영하겠다는 복안이다. 전통 제조기업 특유의 수직적인 조직문화로는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고객, 인류, 미래, 나눔을 그룹 혁신 지향점으로 제시하면서 "임직원 모두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개척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그룹 성장과 다음 세대의 발전을 위해 뜻을 모은다면 위기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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