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헌 원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은행 점포 폐쇄에 대해) 사전에 조치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이동점포나 공동점포와 같이 여러 가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5년간 전국적으로 폐쇄된 은행 점포는 689곳에 달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점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의 점포 수는 2015년 말 934곳에서 올 상반기 말 675곳으로 259곳 감소했다. 이어 국민은행(120곳), 우리은행(94곳), 씨티은행(90곳), SC제일은행(42곳), 신한은행(24곳) 순으로 점포가 줄었다. 2014년 8만4170개 달하던 자동화기기(ATM) 역시 올해 7월 말 기준 3만5494개로 약 4만9000대 줄었다.
이어 “(점포 폐쇄를) 자율적으로 하더라도 절차적인 기준을 만들던지 최소한의 버퍼를 둬서 그 안에서 폐쇄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자율에 맡기면 계속 수익성에 맞춰서 점포가 줄어들 것이고 고령자들이나 금융정보 소외계층은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다. 큰 틀에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말씀하신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구성의 오류라는 문제가 있다. 개별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점포 폐쇄가) 최선일지 모르지만 전체 금융권 입장에선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특히 고령자 입장에서는 (은행 점포가) 중요한 채널인데 이를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6월 은행권 자율규제안인 ‘은행권 점포 폐쇄 공동절차’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해당 규정은 점포 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를 거치고 이동점포,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점포제휴 등 대체 수단을 확보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세부기준은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어 은행 간 협의나 공동대응이 의무화돼있지 않은 상황이다.
윤 원장이 은행들의 이동점포, 공동점포 등의 방안을 언급하면서 국내에서도 은행끼리 한 곳의 점포를 운영하는 공동점포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지난 8월부터 공동 ATM을 이마트 경기도 하남점, 남양주 진접점, 동탄점, 광주 광산점 등 4곳에 설치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공동 ATM에서는 4개 은행의 입·출금, 계좌이체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행의 점포 축소와 그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은 저성장·저금리 현상이 장기화되고 디지털화가 급속히 확산되는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은행의 생존전략”이라며 “포용적 금융 차원에서 적정 수의 점포유지가 필요한 경우 은행권 협의를 통해 드래프트 방식의 점포 폐쇄 절차를 도입하고, 공동점포 운영 및 은행 대리점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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