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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후순위채 발행 러시…상반기에 작년 연간치 돌파

기사입력 : 2020-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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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까지 2.5조…코로나로 주춤했다 회복
은행 자본규제 비율 대응·저금리 투자 흥행

은행 후순위채 발행 러시…상반기에 작년 연간치 돌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국내 시중은행이 올 상반기 발행한 후순위채 규모가 잇따른 조달로 지난해 연간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후순위채 발행으로 건전성 비율 규제를 대응하고 ‘실탄’도 비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 기조 가운데 상대적으로 후순위채에 대한 투심도 뒷받침하고 있다.

◇ 발행은행-투자자 ‘윈윈’ 상황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시중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는 2조5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인 2조2000억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2월 신한은행(2900억원)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이 3월과 5월에 각각 4000억원, 4500억원어치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3월에 하나은행(3500억원)과 우리은행(3000억원)도 후순위채 발행으로 조달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다소 주춤했지만 점차 진정되면서 5월 이후 발행 움직임은 다시 돌아왔다.

우리은행은 6월에도 3000억원어치를 발행했고 지방은행까지 조달에 나서며 후순위채 시장이 뜨거워졌다.

후순위채는 상환 순위에서 선순위채에 밀리지만 은행 후순위채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성에서 우량한 평가를 받는다. 국내 시중은행이 이미 AAA등급을 받고 있어서 후순위채 등급도 AA급에 해당한다.

여기에 국고채 대비 금리 매력도도 있어서 최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투심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도 코로나19 피해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이 계속 나가면서 자본확충이 긴요해졌다.

은행이 발행한 만기 5년 이상인 장기 후순위채는 자본(보완자본 Tier2)으로 인정돼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을 일부 방어할 수 있다.

또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떨어지면서 스프레드를 다소 얹더라도 은행 후순위채 발행금리 자체도 낮아져 우호적 여건이 조성됐다.

◇ 하반기도 발행 대기중…시장상황이 좌우

하반기에도 은행권의 후순위채 발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저금리에 투자처를 찾고 있는 투심도 비교적 높은 금리에 신용도가 높은 은행채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예측을 거쳐 증액한 하나은행이 포문을 열었다. 하나은행은 이달 11일 34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 조건을 확정해 공시했다.

하나은행의 흥행으로 은행 후순위채에 대한 크레딧 우려는 해소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이달 후순위채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수요예측을 거쳐 증액도 검토될 수 있다.

금융지주(신종자본증권)와 은행(후순위채)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을 통한 조달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채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인식이 있고 은행 입장에서도 자본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비가 필요하다”며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데 그래도 코로나19 장기화를 감안하면 발행 규모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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