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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0(화)

은행권, 머니무브 본격화에 '고심'…예금금리 최고 은행은 [은행은 지금]

기사입력 : 2026-0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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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랠리에 보름새 5대銀 요구불예금 30조 이탈
신한·우리만 3%대 정기예금 유지…파킹통장 금리는 국민은행 최고
'예금자보호' 장점 갖춘 ELD부터 현대차·올림픽 연계 상품까지, 은행 대응책 부심

5대 시중은행 본사 / 사진제공 = 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5대 시중은행 본사 / 사진제공 = 각 사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코스피가 전고점을 넘어 정부의 공약이었던 5000선을 넘보면서, 은행권의 요구불예금이 주식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도 가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은행권의 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국면과 맞물리며 전년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1월 기준 예금상품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었다.

저원가성 예금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에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은행의 수익성 구조 전반과 맞물린 선택의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기성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은행들은 연 7~8%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상품을 한정적으로 판매하거나, 고객들과의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임베디드 금융 상품을 선보이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시 활황에 보름새 30조 사라진 5대은행 요구불예금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지난 15일 기준 643조599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74조84억원에서 올해 들어 보름새 30조4088억원이나 줄어든 수치다.

저원가성 예금은 은행이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예금을 통칭하는 용어다. 이 중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언제든지 자유롭게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예금을 가리킨다. 현금과 같은 수준의 유동성을 지니지만, 이자는 매우 낮거나 거의 지급되지 않아 저원가성 수신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분류된다.

이와 반비례해 금융투자협회 공시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5일 기준 92조60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87조8291억원에서 올해 들어 4조7739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2024년 말 대비로는 54조2427억원에서 무려 71%(38조3603억원)나 불어났다. 투자자예탁금이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 난 뒤 찾아가지지 않은 돈이다.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9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연일 경신 중이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종합투자계좌(IMA) 상품들도 출시되자마자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은행권의 머니무브 위기감을 강화시키고 있는 추세다. IMA는 증권사의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예금보다 높은 기대수익을 제공하는 동시에 원금까지 지킬 수 있다는 안정성을 무기로 시장을 휩쓸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이 선보인 ‘미래에셋 IMA 1호’는 모집 금액의 다섯 배인 약 5000억원이 유입되며 단숨에 완판됐다.

다만 IMA는 예금과 같은 예금자보호법(1억원)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원금손실 발생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중도해지가 불가능하고 성과보수 및 총보수가 비교적 높다는 단점도 있다.

조달비용 우려·당국 기조에 오도가도 못하는 은행들

자금 이탈을 막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예금 금리 인상이 있지만, 이번에는 대규모 자금 이탈에도 은행들이 쉽사리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조달비용을 자극할 경우 순이자마진(NIM)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정책적·경쟁적 요인으로 하방 압력이 커지는 반면, 예금금리를 인상하면 이자 비용만 선제적으로 늘어나는 구조가 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주요 은행들의 NIM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민은행이 2024년 1.81%에서 지난해 1.74%로, 신한은행이 1.60%에서 1.55%로 하락했고, 하나은행은 1.47%에서 1.48%로, 우리은행은 1.40%에서 1.48%로 오르긴 했으나 1.4%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요구불예금은 이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핵심 자금원이다. 이 자금이 이탈한다고 해서 이를 고금리 정기예금으로 대체할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 구조 자체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목이 마르다고 해서 바닷물을 마실 수 없는 것처럼, 저원가성 수신을 지키자고 전체 예금금리를 올리면 오히려 비용 측면에서 악영향이 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지난 2022~2023년 고금리 국면에서 벌어진 예금금리 경쟁의 후유증도 의식하고 있다. 당시 유치한 고금리 예금이 장기간 잔존하면서, 이후 금리 하락기에도 조달비용 부담이 쉽게 줄지 않았다는 경험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금융당국의 시선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책 기조와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5대 은행 수신금리 모두 하락…신한·우리만 3%대 예금 유지


5대은행 정기예금 상품 금리 증감 추이 이미지 확대보기
5대은행 정기예금 상품 금리 증감 추이

올해 1월 기준 5대 은행의 12개월 기준 주요금리를 비교한 결과,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모든 은행의 수신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은행권의 수신금리는 지난해 1월 평균 3.07%였으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연동돼 2%대 중반까지 떨어졌다가 연말 들어 2%대 후반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3.00%에서 현재는 2.50%선을 반년째 유지 중이다.

KB국민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은 기본금리 2.15%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2.80%의 금리를 제공한다. 1년 전 3.00%보다 약 0.20%가량 낮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MMDA 상품인 ‘KB우대저축통장’은 0.10~0.35%의 금리를 제공했고, ‘KB내맘대로적금’은 기본 2.55%, 최고 3.15%의 금리를 주고 있었다.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인 ‘신한 My플러스 정기예금’은 최고 3.00%의 금리를 제공, 전년대비 0.05%가량만 하락한 최고금리를 기록하며 가장 낮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MMDA 상품인 ‘수퍼저축예금’은 500만원~1억원 한도에서 0.10~0.3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었고, 자유적립식 적금인 ‘신한 알.쏠 적금’은 최고 3.75%의 금리를 줬다.

하나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하나의 정기예금’은 지난해 1월 3.00%의 금리를 줬지만, 올해 1월 기준으로는 2.85%로 전년대비 0.15%가량 내린 금리를 주고 있었다. MMDA 상품인 ‘수퍼플러스’는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500만원~1억원 한도에서 0.10~0.35%의 금리를 제공했으며, 적금인 ‘내맘적금’은 최고 2.00%의 금리를 제공했다.

우리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인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은 5대은행 정기예금 중 전년대비 최고금리 하락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월 3.50%의 금리를 주던 것이 올해 1월에는 3.00%까지 내렸다. 대신 적금상품인 ‘우리SUPER주거래적금’은 최고 3.55%로 금리가 높은 편이었다.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최고 2.85%의 금리를 제공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3.25%에서 0.40%가량 내린 수치다. 농협은행은 MMDA 상품인 ‘알짜배기저축예금’에서 최고 0.70%의 금리를 주며 이 부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자유적립식 상품인 ‘NH고향사랑기부적금’은 우대조건에 따라 최고 3.4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5대은행 파킹통장 상품 금리 변동 추이이미지 확대보기
5대은행 파킹통장 상품 금리 변동 추이

한편 각 은행의 파킹통장은 일반적인 예금 상품보다는 금리가 높은 편이었다. ▲KB국민은행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 4.00% ▲신한은행 ‘신한 슈퍼SOL 통장’ 2.50% ▲하나은행 ‘달달 하나 통장’ 3.00% ▲우리은행 ‘우월한 월급통장’ 3.10% ▲농협은행 ‘NH1934우대통장’ 3.00% 등이었다.

IMA 대항마 ‘지수연동형 예금’...판매 재개는 미지수



지난해 국민은행이 판매한 'KB Star 지수연동예금'의 수익률 예시 표. 왼쪽부터 최저이율보장형, 고수익목표형, 범위수익추구형 / 사진제공=KB국민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국민은행이 판매한 'KB Star 지수연동예금'의 수익률 예시 표. 왼쪽부터 최저이율보장형, 고수익목표형, 범위수익추구형 / 사진제공=KB국민은행

코스피 활황으로 인해 자본시장에 직접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는 막기 어렵지만, 증권사 IMA로 이탈하는 자금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꼽히는 은행 상품은 있다.

고수익형 정기예금 상품의 일종인 '지수연계형 예금(ELD)'이다.

ELD는 고금리·단기유동성 운용에 유리한 점, 주식·채권 등과의 연계가 용이한 점 등 IMA와 유사한 장점을 갖고 있다.

주가 지수와 연동해 금리가 결정되는 원금보장형 예금 상품으로, 지수 변동 폭에 따라 1년 만기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IMA와 달리 예금자보호 대상이라는 점도 차별화 요소다.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최저이율 보장, 고수익목표, 범위수익추구 등 특정 범위를 설정하고, 지수 변동이 당초 계획에 부합하면 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국민·신한·하나·농협 등 4개 은행이 ELD 상품을 잇따라 판매해 9조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판매된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KB Star 지수연동예금 ▲신한은행 SOL메이트 전용 ELD ▲농협은행 원금보장형 지수연동예금(ELD) 등이 있다.

다만 이 상품군들은 특정 기간에 특정 계좌 수만 한정적으로 판매되는 특판 상품으로, 현재는 취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관련 상품이 추가로 판매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머니무브 방어를 위한 5대 은행 주요 전략이미지 확대보기
머니무브 방어를 위한 5대 은행 주요 전략


한정판매 고금리 적금·임베디드 금융으로 고객 방어 사활



수신금리를 섣불리 올리기 제한되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시선은 결국 자연스럽게 ‘특판’으로 쏠리게 됐다.

지난 9일 신한은행은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최대 연 8.8%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한 달부터 적금(매주)X현대자동차’를 1만좌 한도로 출시했다. 현대자동차 차량 계약 시 우대금리와 계약금 할인 혜택을 결합한 상품이며, 기본이자율 연 1.8%에 우대이자율 최대 연 7.0%를 주는 식이다.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의 ‘대한체육회 공식 파트너’ 선정을 기념하는 동시에, 오는 2월 6일 개막하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우리 Team Korea 적금’을 출시했다. 1인 1계좌, 월 최대 30만 원까지 납입 가능한 12개월 만기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총 10만 좌 한도로 판매된다. 기본금리는 연 2.5%이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성적과 고객의 이벤트 참여도에 따라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7.5%의 고금리를 제공한다.

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선호도가 높은 기업들과 손잡고 ‘임베디드 금융’ 영토를 넓히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당근마켓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당근페이와 손잡고 ‘당근 부동산 안심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당근 앱에서 부동산 직거래를 할 때 농협은행이 안심 계좌(에스크로 계좌)를 열어주는 방식이다. 농협은행 앱을 별도 설치하지 않아도 당근 앱에서 바로 계좌를 틀 수 있다.

하나은행은 네이버페이와 함께 ‘Npay 커넥트’ 가맹점 대상 혜택 패키지를 출시했다. 네이버페이에서 운영하는 ‘Npay 커넥트’는 현금, 카드, QR 결제, 페이 등 손님이 원하는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하는 오프라인 통합 단말기로, 하나은행 모바일 앱 ‘하나원큐’ 내 개인사업자 전용 채널인 ‘하나더소호’에서 간편하게 단말기 신청이 가능하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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