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관계자와 취재차 미팅을 잡았다고 말했을 때 주변 지인들의 반응이다.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의 뚝심 있는 투자가 지금의 SK바이오팜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의 수십년간에 걸친 과감한 투자가 SK바이오팜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라는 결실로 이어졌다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매년 약 2만명이 뇌전증으로 새로 진단받고 환자의 약 60%가 치료제를 복용해도 여전히 ‘간질’로 불리는 발작이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는 1~3개의 치료제를 복용 중임에도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췄다”며 “이것이 곧 업계 혁신이자 경쟁력”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2020년 최 회장은 보란 듯이 SK바이오팜을 ‘알짜 물건’으로 키워내며 뚝심과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SK바이오팜의 경쟁력은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바이오그룹이라는 점에 있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해 성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을 주력으로 하는 점과 달리 SK바이오팜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 임상 시험, 신약 허가와 제품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바이오 업계에서 신약 개발 성공 사례가 적고 투자 대비 수익이 기대치를 못 채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SK바이오팜의 적극적인 개발 투자는 돋보인다.
SK바이오팜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약 개발과 상업화를 위해 한국, 미국, 중국 총 3개국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SK바이오팜 판교 테크노밸리 연구소가 기초 연구를 수행하며, 미국 뉴저지 현지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는 글로벌 임상개발, 마케팅을 진행한다.
중국 상하이 법인 SK바이오팜테크가 현지 사업 기회 개발에 역량을 쏟으며 역할을 철저히 분담해 시너지 효과를 도모한다.
SK팜테코가 SK바이오팜이 연구개발한 신약의 생산을 책임지며 하나의 바이오 허브를 이뤄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키운다는 계획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 외에 미국 FDA의 허가를 받은 수면장애 치료 신약 솔리암페톨(미국, 유럽 제품명 수노시)이 있는 점 역시 큰 강점이다.
지난해 미국 내 판매를 개시한 뒤 지난 1월 유럽에서 신약판매허가를 받았으며, 독일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프랑스, 영국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솔리암페톨은 기면증,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고통 받는 성인의 각성 상태를 개선하는 치료제로 수면장애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대 사회에서 SK바이오팜의 바이오 사업 확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현재 희귀 신경계 질환, 소아 희귀 뇌전증, 조현병, 집중력 장애, 조울증 등의 질병에 대한 임상 연구도 진행하며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상장 후 주가 급등과 관련해 “우리사주는 퇴직금이라고 생각하자,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본업에 충실하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를 하고 나섰다.
SK바이오팜 직원들은 상장 전 자사주를 배정받았는데 주가가 급등하면서 직원 1인당 10억원에 가까운 이득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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