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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파워게임②] GA 판매관행, 피해는 애꿎은 소비자가

기사입력 : 2020-03-27 06:00

(최종수정 2020-03-2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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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금융감독원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생·손보 설계사 수를 모두 합해도 법인대리점(GA) 소속 설계사 숫자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월등한 판매력을 갖춘 GA들이 주도권을 쥐게 됐다. 어떤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느냐에 따라 보험사 한 해 실적을 좌지우지할 만큼 몸집을 불린 것이다.

전속 설계사 규모가 큰 대형 보험사들은 자체 판매 채널이 갖춰져 있으니 GA 의존도가 높지 않지만, 그에 비해 보유 설계사 수가 적은 중소형 보험사들은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GA 판매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생보사만 놓고 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삼성생명 전속 설계사는 2만4475명, 한화생명 1만7922명, 교보생명 1만4261명으로 ‘빅3’ 설계사는 꽤 규모가 있다. 그러나 교보생명 다음으로 설계사를 많이 보유한 생보사는 신한생명 5986명, 오렌지라이프 5114명, 미래에셋생명 3446명 등으로 그 수가 뚝 떨어진다.

보험사로부터 판매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GA와 GA라는 판매 조직을 필요로 하는 보험사가 맞물리면서 기형적인 판매 관행들이 발생했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상품을 추천하기보다 설계사들이 챙기는 수수료를 우선순위에 두면서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예컨대 GA 소속 설계사가 A사의 상품 B을 판매하고 얻는 수수료가 10만원이고, C사의 상품 D를 팔고 20만원의 수수료를 받는다면 C사의 상품 D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들도 GA에 타 사보다 더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면서 그릇된 판매 경쟁을 부채질 하기도 했다. ‘다양한 상품을 취급해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해준다’는 본래 GA 도입 목적이 흐려진 것이다.

일부 GA 사이에서는 불건전한 모집도 횡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GA 영업 전반을 점검한 결과 수수료를 편취하기 위해 조직적인 허위 계약을 작성하고, 타인 명의로 보험계약 모집,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신계약 체결 유도하는 행위가 발견됐다.

시장 영향력을 무기로 갖춘 GA들은 우수 설계사에게 수십억원 규모의 해외 여행을 시상하고 그 비용은 보험사가 부담했다. GA업계 관계자는 "통상 해외 여행 시상의 경우 보험사와 GA간 사전 협의 후 이뤄지게 된다"며 "해외 여행 시상 비용도 시책에 포함되기 때문에 GA가 보험사에게 시상 비용을 일방적으로 청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수수료가 높게 책정된 상품의 우선 판매를 목적으로 하다보니 고객들로부터 각종 민원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2018년 텔레마케팅 채널과 홈쇼핑, 방카슈랑스 등의 법인보험대리점을 제외한 일반 GA의 불완전 판매 비율은 0.21%로, 보험사 전속 설계사에 비해(0.12%) 월등히 높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GA를 통한 판매에서 발생하는 민원율은 관리가 힘들다”면서 “상품마다 구조가 다르고 수수료도 다른데,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안내하기보다 일단은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판매하는 데 목적을 두다 보니 민원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GA 산하 대리점이 본사와 의견 불일치가 생기거나 타 GA가 수수료를 더 높게 지급하는 경우 대거 이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보험계약자는 계약관리를 해줄 설계사가 이직하면서 계약 후 관리를 받지 못하는 ‘고아 계약’이 만들어진다. 보험 모집질서 저해에 따른 피해는 보험소비자가 고스란히 입게 되는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GA들의 자성적인 노력을 기반으로 불완전판매율이 줄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GA코리아의 불완전판매율은 생명보험이 0.23%, 손해보험이 0.06%로 전년 동기 대비 0.25%포인트, 0.2%포인트 감소했다. 설계사 1만3965명을 보유한 글로벌금융판매는 생보 0.47%, 손보 0.04%를 기록해 같은 기간 각각 0.14%포인트, 0.11%포인트씩 줄어들었다. 일반 GA 업계 전체로 보더라도 2016년 0.36%, 2017년 0.28%, 2018년 0.21%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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