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온라인 배송노동자에 대한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같은 시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 물량의 무게를 고려한 친노동적 배송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대 노조는 쿠팡이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트노조는 "쿠팡 노동자 사망 사고는 예견된 산업재해"라며 "대형마트와 쿠팡 등은 온라인 주문 처리 배송 기사에 대해 중량물 제한 없이 배송을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등 택배사의 경우 1가구당 최대 35kg 중량 제한을 두고 있지만 쿠팡은 이보다도 못하단 것이다.
마트노조는 이를 바탕으로 노동부가 온라인 배송기사의 중량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중량 제한이 있어도 합배송을 하면 얼마든지 초과할 수 있다. 한 곳에서 많이 주문하면 별 도리 없이 여러 번 움직여야 한다"면서 "제2의 쿠팡 기사가 나오기 전에 현실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또한 쿠팡맨 1인이 생수, 쌀 등 무거운 주문량만 감당하도록 업무를 배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맨 개개인의 배송 역량과 지역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업무량을 배정하고 있다"며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늘어난 주문량은 쿠팡플렉스를 약 3배 증원해 감당해왔다"고 설명했다.
'휴게 시간 미보장'에 대한 입장차도 극명하게 갈렸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는 "지난해 3월 기준 1주일 간의 휴게 시간을 알아보니, 휴게시간을 못 가진 쿠팡맨은 22명 중 15명에 달했다"며 "회사는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한다고 언론에 대응하고 있지만, 법으로 보장된 휴식시간도 사용 못하고 있고 밥 한끼도 제대로 못 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2일 근무 도중 숨진 채 발견된 김씨는 쿠팡 입사 4주차로, 5일간의 교육 후 총 14일 배송 기사로 근무한 상태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 주문 물량이 폭증한 시점에 사망으로 과로사 논란이 일었다. 경찰 부검 결과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밝혀졌다.
쿠팡맨은 현재 1인당 일 평균 135가구 배송을 맡고 있다. 쿠팡 측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작년 12월과 2020년 3월 현재 노멀쿠팡맨과 라이트쿠팡맨의 평균 배송가구수, 평균 배송 물량은 큰 차이가 없다"며 "고인을 애도하는 한편 유족을 위로하고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