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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NH·삼성·메리츠 등 증권사 사상 최대 실적 잔치…올해는?

기사입력 : 2020-0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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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PI 등 수익원 다각화 효과 뚜렷
올해 부동산PF 규제 등 영향 관건
“영업위축” VS “타격제한적” 전망

미래·NH·삼성·메리츠 등 증권사 사상 최대 실적 잔치…올해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 잔치를 벌였다. 국내 증시가 부진으로 거래대금이 감소했지만 투자은행(IB)과 자기자본투자(PI) 부문 등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한 결과다. 증권사들은 올해도 IB 수익을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강화 등을 고려하면 올해 성장세는 작년처럼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을 공시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IB 부문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43.66% 증가한 663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7272억원으로 41.95% 급증했고, 매출액은 15조4561억원으로 16.00% 늘었다. 자기자본 역시 9조193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영업이익 증가 배경으로 해외법인과 IB 수익 증대를 꼽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스트래터지 호텔 앤 리조트 투자, 네이버파이낸셜 출자,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왔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와 자본력, 지역별 특성에 맞는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법인 순익이 전체 연결 실적의 약 20%에 달하는 등 수익 창출력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8년 순이익을 뛰어넘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보다 31.8% 증가한 4764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5754억원, 매출액은 11조5035억원으로 각각 6.5%, 24.5% 늘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자산관리(WM) 부문은 과정가치 중심의 평가방식 도입으로 장기 고객 기반을 확보했으며 IB 부문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했다”며 “트레이딩 부문은 주식채권 시장 변동에도 불구하고 운용 관련 수익이 전년 대비 55.2%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에스엔케이·한화시스템·지누스 등 연간 16건의 기업공개(IPO) 딜을 주관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유상증자에서도 두산중공업·두산건설·헬릭스미스 등의 인수주선을 수행하면서 ECM 인수 1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7.3% 증가한 3918억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5175억원, 6조6586억원으로 각각 13.0%, 36.2% 늘었다. 삼성증권은 “자기자본 운용과 IB 부문에서의 실적호조로 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도 2018년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다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7.8% 증가한 554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6799억원, 11조9126억원으로 각각 27.7%, 36.3% 늘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선박, 항공기, 해외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대체투자로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며 IB뿐만 아니라 트레이딩, 홀세일, 리테일 등 각 부문이 고르게 성장해 실적 성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도 증권사들이 이러한 실적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규제를 예고한 데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해 고난도 금융상품 규제가 강화되면서 영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종금증권 등 4개 증권사의 올해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조9239억원으로 지난해(2조865억원)보다 7.7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2조4681억원으로 작년(2조5000억원)에 비해 1.28% 밑도는 수준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9년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채권관련수익은 금리의 하방압력이 높아지면서 올해부터 감소하고,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수익도 상반기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최근 대형사의 실적이 부동산 IB와 더불어 성장했음을 감안했을 때 관련 규제는 우려할 만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부동산 PF 우발채무 및 대출 익스포져에 대한 규제안 적용 시 대형 증권사 기준 20%포인트 이상의 구 NCR 비율 하락이 예상되는 등 향후 부동산 PF 관련 사업의 성장 여력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별 비즈니스 역량 차이는 존재하지만, 현재 부동산금융 시장의 업사이드 포텐셜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올해 증권사 이익 성장의 방향성은 채무보증 규모 및 NCR 등 추가적인 투자 여력 유무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관련 자산 셀다운(재매각) 수익 등을 고려하면 당장 규제로 인한 타격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규제로 중장기적 손익은 감소하겠으나 셀다운을 통해 단기 손익은 크게 훼손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부동산 PF 관련 자산 셀다운이 확대되며 이자수익보다 수수료 수익이 증가할 가능성 있으며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 발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지양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져는 어느 정도 감소가 예상되지만, 이익은 우려보다 감소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수수료율이 낮은 한도대출 축소 및 딜 수주 시 보유보다는 적극적인 셀다운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단기적 수수료 수익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증권사들이 기업금융 및 인수금융도 확대해 나가고 있어 IB 관련 수익은 견고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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