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회의는 지난해 롯데의 대규모 임원 물갈이 이후 전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최초의 자리다. 신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로는 두 번째 사장단 회의로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돈 것으로 보인다.
회의 마지막 순서로 계열사 대표이사들 앞에 선 신 회장은 "오늘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며 최근 롯데의 경영성과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함께 변화에 대한 의지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부문과 화학부문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하며, 기타 다른 부문의 성장도 둔화됨에 따른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이어 그는 "글로벌 경제 둔화, 국가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고령화, 저출산, 양극화, 환경문제의 심각화 등 전 사업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서 "과거의 성공 방식에 매달리거나 현재의 상태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성장해왔지만, 오늘날도 그러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진행된 대규모 임원인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며 회의에 모인 대표이사들에게 빠르게 대응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모든 사업부문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자원 배분과 투자를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전략 재검토를 빠르게 진행하는 한편,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 달라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축되지 말고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해 달라"고 당부를 마무리 했다.
한편, 롯데는 2018년부터 매년 상반기 VCM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 및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하반기 VCM은 사업군별로 모여 각 사 현안 및 중기 전략을 발표하고 향후 성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운영한다.
이번 2020 상반기 VCM에서는 2020년 경제 전망, 2019년 그룹사 성과 리뷰 및 중기 계획 등이 공유됐다. 또한, 롯데의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의 실무 임원들이 함께 모여 롯데 DT 추진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토크콘서트도 진행됐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