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 금융사에 전격 베팅하면서 그동안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던 글로벌 영업에서 KB가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결의하고 딜을 진행 중이다.
프라삭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한국과 캄보디아 금융당국의 승인, 실사 등 조율 과정을 거쳐 올해 1분기 안에는 딜 클로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인수와 뼈아픈 매각 이후 KB국민은행이 글로벌 승부수를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KB국민은행은 허인 행장 1기 경영 체제 가운데 2018년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 2대 주주로 등극하는 등 동남아 영업 기반을 확대해 왔다.
특히 결제 인프라가 취약한 현지 사정에 맞춰 디지털뱅크 ‘리브(Liiv)캄보디아’를 접점으로 소매금융(리테일) 비중을 키우고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이번 프라삭 딜 경우에도 KB국민은행이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순익 기여도 측면에서도 기대되고 있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MDI 시장 점유율이 40% 수준인 1위 업체로 캄보디아 내 77개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일반 마이크로파이낸스(MFI)와 달리 정기예금과 저축성 예금 수취가 가능하다. 은행 포함 캄보디아 전체 금융기관 중 대출점유율도 3위다. 2018년 기준 당기순이익은 약 7800만 달러(한화 907억원)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은 이번 프라삭 인수가 “아시아 리테일 네트워크 확장에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꼽고 있다.
KB국민은행 측은 “장기적으로는 상업은행으로 전환해서 KB국민은행의 리테일 역량을 이전해 캄보디아 내 선도은행으로 도약하겠다”며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20년 감익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익 감소를 메워줄 수 있는 의미 있는 행보”라며 “자본부담이 큰 생명보험사나 모두 몰려가는 베트남 시장이 아니라 오랜 시간 준비한 딜을 성사시켰다는 점이 평가된다”고 말했다.
◇ 글로벌 수익 두 자릿수 향해 뛴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3분기 누적 기준 글로벌 부문 순이익이 3080만 달러(한화 360억원)로 같은 기간 은행 전체 순이익(2조67억원) 대비 2%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직 국내 은행권 해외부문 실적이 걸음마 단계라는 지적을 감안해도 대표 시중은행으로서 해외 수익 비중이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허인 행장은 KB국민은행 글로벌 활시위를 힘껏 당기고 있다. 연임이 결정되고 지난 연말 중국, 홍콩, 캄보디아 등 아시아 출장길에 오르며 현장경영에 나섰다.
올해 글로벌 수익 기여도 두 자릿수를 공략하며 공격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동남아와 선진국 시장에 대한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가동할 방침이다.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으로 예열도 했다. 지주사인 KB금융지주는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글로벌 사업 추진력을 키우기 위해 사업부문(매트릭스)에 ‘글로벌부문’을 추가했다.
지주 전략총괄(CSO) 부사장이 글로벌부문장을 겸임해 통할하고 조정한다. KB국민은행도 글로벌 조직을 기존 본부에서 ‘글로벌사업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KB국민은행 측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에서는 주로 M&A(인수합병), 지분투자 등 비유기적 성장을 추진하되 오프라인 채널 전략과 연계한 디지털뱅킹으로 개인·SME(중소기업) 고객에게 리테일을 제공할 것”이라며 “금융시스템이 안정된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주요 거점 내 지점·법인 등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CIB(기업투자금융)·자본시장 비즈니스 위주 수익 창출 기반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