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사는 IT 기업에 버금가는 신기술 활용 기지로 새로운 경험 가치 제공에 나서고 있고, IT기업은 간편금융을 타깃하는 가운데 금융의 생명과도 같은 보안 사수가 과제로 꼽히고 있다.
최근 주요 금융그룹은 신기술을 포용하고 융합하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9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자문사로 '신한 AI'를 공식 자회사 출범했다.
글로벌 AI 연구기업인 ‘엘리먼트 AI(Element AI)’,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협력도 다지고, 향후 리스크 관리, 신용평가,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등 AI 적용 범위를 금융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임직원 시범 운영을 거쳐 오는 10월 중 '금융+통신' 가상이동통신망(MVNO) 서비스인 '리브(Liiv M)'을 대고객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에서 ICT와 신기술이 가진 위치와 역할이 바뀌어가고 있는 셈이다. 금융업계 한 디지털 업무 담당자는 "과거 전자금융 차원에서 IT는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기능 정도였지만 이제는 상품 공급과 서비스 제공 같은 하나의 채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금융 플랫폼을 향해 뛰지만 리테일(소매금융)은 이미 레드오션화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들 입장에서 아직 위협적이지 않은 기업 쪽으로 전략을 갈 필요도 있다"며 "무역금융 등 은행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 분업화 VS 대형화 '만남의 광장' 어디? 규제 정비 촉각
금융업계에 핀테크(FinTech)보다 거센 위협이 대형 IT기업인 '빅테크(Big Tech)'라는 분석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현황과 대응방향' 리포트에 따르면,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와 같은 대형 IT기업은 다수의 고객과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 20년간 빠르게 성장했다. 은행 고유의 역할이었던 대출·송금 등 금융서비스는 빅테크의 기술로 인해 편리성과 접근성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여밀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금융산업에서 빅테크는 후발주자이지만 고객기반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해 틈새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진출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며 "사업영역 면에서 은행과의 경쟁 관계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IT 테크 기업의 금융진출이 확장되면서 금융 규제 '새 틀짜기' 필요성도 꼽히고 있다. 금융당국은 전자금융 쪽에서 작고 가벼운 인·허가로 진입을 촉진하는 ‘스몰 라이선스(small licence)’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자금융거래법 개편은 미국, 중국 등 빅테크 기업이 국내 금융시장에 진출할 때를 대비해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감독 체계를 강구하는 측면도 있다.
신기술 도입에 맞춰 금융보안 규제 정비와 보안 원칙 새 확립도 중요하다. 예컨대 다방면에 적용중인 인공지능(AI)만 봐도 왜 그리고 어떻게 의사결정에 이르게 됐는지 설명하기 곤란하고 최종판단이 윤리적 기준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연구 담당자는 "한쪽(금융)은 분화(unbundling) 되고, 한쪽(테크)은 대형화되고 통합되면 힘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며 "규제 당국은 아직 닥치지는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금융 시스템 안정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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