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2분기부터 진옥동 행장은 취임 후 전격적인 영업 키를 잡게 된다. 초반에 자산 성장을 다져놓은 상황이라 건전성에 초점을 맞춰 연간 대출 목표치에 맞춰 속도조절 전략을 적절히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신한금융지주 1분기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올 3월말 원화대출금은 215조6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조4384억원, 즉 2.6% 늘었다. 부문 별로 보면 가계대출이 2.2%, 기업대출이 3.0% 성장했다.
이는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1분기 대출 성장률이다. 그동안 신한은행의 1분기 대출 성장률 추이를 보면 올해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우선 우량자산 선점 전략을 통해 5분기 연속 대출 자산이 성장했다. 진옥동 행장은 중소기업 비외감 중심 대출 성장 전략으로 이자이익 확대를 꾀했다.
올해 3월말 신한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은 87조584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높은 대출 성장률을 기록한 배경으로는 서울시 금고 유치로 예수금이 늘면서 대출 공급 여력이 커진 점이 꼽힌다. 서울시 금고 유치 효과로 올 3월말 신한은행 원화예수금은 216조7478억원으로 석달새 4.0%나 점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요구불예금 등 유동성 핵심 예금이 같은 기간 1.9% 증가하면서 조달비용 낮추기에도 기여했다.
무엇보다도 그룹의 경영시계가 예년보다 빨리 당겨진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3월에 이뤄지던 그룹사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연말로 지난해 전격 앞당겨지면서 1분기부터 당장 조기 영업 태세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적절한 수준의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 관리를 위해서는 늘어난 예수금 대비 대출금 증가로 따라가야 했는데 멈춰있던 연초 영업력이 살아나면서 방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1분기 실적에 대해 신한금융그룹 측도 “지난해 12월 한 발 빠른 조직·인사개편을 통해 연초부터 강한 영업력이 가동돼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높은 대출 성장률이 반작용이 될 수 있는 순이자마진(NIM)도 대체로 선방했다. 신한은행의 올해 1분기 NIM은 1.61%로 지난해 4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출금리 상승폭이 경쟁사 대비 낮았지만 조달금리도 떨어져 마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올해 1분기 은행 계열사의 경우 금융 빅4 그룹(신한·KB·우리·하나) 순위를 그대로 따라갔다. 신한은행이 1분기 순이익 6181억원으로 1위를 차지하며 2위 KB국민은행(5728억원)을 제쳤다. 이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1분기에 5394억원, 4799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 하반기 속도조절 전략 유효
연간 기준 4~5% 수준의 대출 자산 성장률 목표치를 놓고 본다면 신한은행은 올해 상고하저 대출 영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1분기에 원화대출 성장률이 크게 뛰면서 향후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류승헌 신한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지난달 1분기 경영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부터 대출이 이전보다 높은 성장세를 가져갔기 때문에 평잔을 감안해서 속도조절을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경기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건전성에 좀 더 포커스를 둔 성장 전략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KB국민은행이 예대율 관리 차원에서 연초 우량 여신 중심으로 보수적인 영업 태세를 보였던 점도 하반기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B국민은행이 건전성 기반으로 영업력을 가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은행부문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신한은행이 연초 여신을 증가시켰을 때 나타난 평잔 증가효과를 고려하면 향후 적정한 성장속도를 유지하며 안정적 이익 증가세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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