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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키우는 우리·하나 3위 다툼…손태승 VS 김정태 M&A 선점 승부수

기사입력 : 2019-05-02 11:36

(최종수정 2019-05-0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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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사진= 각사 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사진= 각사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에서 경쟁자로 맞붙고 있다.

지주사로 올해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 옛 외환은행 인수 이후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오다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는 하나금융지주. 양사 모두 매력적인 비은행 매물이라면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서 업계 3위를 두고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롯데카드가 당긴 시위, 비은행 M&A 각축전

2일 5대 금융지주(신한·KB·우리·하나·농협)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경영실적을 종합하면, 자산(연결기준, 신탁·관리자산 제외)과 순이익에서 1위와 2위는 각각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자산 513조원·순이익 9184억원, KB금융지주가 자산 490조원·순이익 8457억원이다.

우리·하나·농협 등 3개 금융지주가 3위를 두고 다투는 형국이다. 1분기 경영실적만 두고 보면 일단 지주 첫 성적표인 우리금융지주 순이익이 5686억원으로 1200억원이 넘는 임금피크 퇴직비용이 대거 반영된 하나금융지주(5560억원)를 앞질렀다. 반면 자산 규모로 보면 하나(393조원)가 우리(345조원)보다 규모가 크다.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순이익(4327억원)에서는 우리와 하나에 밀렸지만 자산 규모는 424조원으로 양사를 앞선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둘 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M&A 건별 성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롯데카드 인수전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한화그룹 불참으로 전략적투자자(SI)로서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것으로 평가해 왔는데 최근 우리은행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게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일단 우리은행 측은 "인수금융(대출) 주선을 위해 투자은행(IB) 관점에서 롯데카드 지분 인수에 참여한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확정까지 봐야 하지만, 만약 MBK파트너스와 구성한 컨소시엄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손태승 회장이 인수금융 주선 이익도 취하고 향후 롯데카드를 인수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손태승 회장 올해 1월 지주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규모가 커서 직접 인수가 어려운 경우 다른데와 같이 참여해서 지분을 갖고 있다가 인수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 포트폴리오 재편, 물러설수 없는 우리 VS 하나

자산운용(동양·ABL), 부동산신탁(국제)에 이어 우리금융지주 비은행 인수 순위로 꼽히는 캐피탈, 저축은행은 이같은 전략과 유사하게 풀이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PEF인 웰투시제3호사모투자합자회사가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인수할 때 1000억원 투자해 웰투시 지분 50%를 확보했고, 잔여 지분에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펀드 만기가 올해 7월인데 이때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아주캐피탈은 아주저축은행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어쨌든 지주사 전환으로 출자 한도 제한이 풀린 우리금융지주가 표준등급법에서 내년 내부등급법으로 바뀌면 향후 증권, 보험 등 대규모 M&A도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역시 '은행형' 포트폴리오를 해소해야 하는 하나금융지주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3기 경영 2년차로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 구축"를 올해 경영전략 중점 과제로 내세우고 비은행 체력 키우기에 나섰다. 김정태 회장은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을 그룹 전체 30%까지 늘리겠다"고 제시했다.

만약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해 외형성장을 이룰 경우 규모의 경제로 하나카드 업계 순위가 2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를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1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M&A와 관련해 1조원 가량은 지주 차원에서 증자 없이 할 수 있다"며 비은행 M&A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통합 은행 비용 부담을 털어낸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그동안 하나캐피탈 완전자회사화, 하나금융투자 유상증자, 하나생명 자금 수혈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돼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이 오렌지라이프, KB가 현대증권 등 자본 여력을 비은행 포트폴리오 보강을 위한 M&A에 활용한 것처럼 우리도 하나도 그러하다"며 "매력적인 매물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 상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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