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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이 데이터 기반 혁신 앞장"

기사입력 : 2019-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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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고속도로 표방 ‘데이터 3법’ 개정 사활
‘규제 샌드박스’ 적극…“올해 핀테크 골든타임”

△ 최종구 금융위원장 / 사진= 금융위원회
△ 최종구 금융위원장 / 사진= 금융위원회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어떤 분들은 금융위원장이 직접 나와서 왜 저러나 하실 수도 있는데….”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사진)은 지난해 3월 ‘금융분야 데이터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 사전 설명회에 직접 나서 ‘빅데이터 전도사’ 역할을 자처한 이유를 “간절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실무 국장에 앞서 30분가량을 할애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전 세계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정보보호와 데이터 활용 간 균형을 회복하는 근본적인 정책 방향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설파했다.

그리고 지난 1년동안 최종구 위원장은 마이데이터산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 도입, 비금융정보 전문 신용평가사(CB) 도입, 개인신용정보 이동권 보장 등 추진해야 할 세부안을 제시하며 데이터 기반 금융혁신 기틀을 마련하는데 집중해 왔다.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데이터 경제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에 대해서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문제”라며 빠른 개정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 ‘정보보호 VS 활용’ 투트랙 뛴다

“모든 자금흐름의 이면에는 데이터가 흐르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정보가 쌓여 개인 신용이 되고, 금융회사는 정보를 분석해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데이터 흐름을 짚으며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의 경우 2014년 신용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이후 규제에 고삐를 죄면서 민간부문 빅데이터 활용에 소극적인 면이 컸는데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금융분야는 활용도가 높은 정보가 빠르게 축적되고 상시적 감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다른 산업보다 데이터 주도 혁신이 용이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데이터 활용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서 공급자인 금융회사 편의에 맞춘 천편일률적인 금융상품이 아닌 소비자 맞춤형 금융상품이 경쟁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새 판을 만들자는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데이터 활용 종합방안은 3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금융분야를 빅데이터 테스트베드(Test Bed)로서 활용하는 것이다. 정보보호와 활용간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제도 개선도 골자다. 또 정보주체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도 꼽혔다.

기본원칙을 바탕으로 금융당국은 10개의 데이터 활용 종합방안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빅데이터 분석·이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있다. 더 이상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된 ‘익명정보’는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명확히 해서 자유롭게 분석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게 첫째다.

둘째는 추가 정보 없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가명처리정보’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추가정보의 분리보관을 전제로 과학연구, 통계작성, 공익목적의 기록보존 등을 위한 이용은 허용하도록 추진중이다.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도 과제다. 신용정보원과 보험개발원이 보유한 정보를 활용해 표본DB(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중소형 금융회사, 창업·핀테크 기업, 연구기관 등이 상품개발·시장분석·연구 등에 활용토록 하는 것이다. 또 빅데이터 중개 플랫폼을 금융보안원에 구축해 초기 데이터 유통시장 조성을 지원한다.

신용조회사(CB)나 카드사의 경우 풍부한 데이터로 시장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다. CB사는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데이터 분석.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다. 카드사도 빅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부수업무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또 비금융·비정형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지주회사 그룹 내 통합 개인신용평가체계(CSS)를 구축할 수 있다. 세금, 사회보험료 납부실적 등 긍정적 정보를 신용정보원을 통해 금융권·CB사와 공유할 수 있다.

개인 CB업의 경우 비금융정보 특화 CB사 설립을 허용하는 내용도 있다. 금융정보 중심으로 평가해서 불이익을 받았던 청년층 같은 ‘씬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에게 유리하다. 기업 CB업의 경우 진입 규제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특히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에 핀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월부터 시행중인 제2차 지급결제산업지침(PSD2)에 따라 핀테크 업체에 대해 ‘오픈 뱅킹’으로 고객계좌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최근 금융결제망 전면 개방을 선언했다. 소형 핀테크 결제사업자에게만 부분적으로 개방하던 은행권 공동 결제시스템을 모든 결제사업자, 그리고 은행 상호간까지 연내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여타 금융업권과 동일하게 최대주주 자격심사, 임원자격, 대주주 변경승인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정보보호 내실화 측면에서는 우선 정보주체의 실질적 동의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내용이 꼽힌다. 동의절차를 단순화하고 개인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정보활용 동의 관련 추후 엄격한 사전동의제를 완화해 제한된 영역부터 ‘사후거부제’(Opt-out)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종합방안에는 데이터 분석결과에 대해 이의제기 할 수 있는 ‘프로파일링 대응권’, 적극적인 본인정보 관리와 활용을 보장하는 ‘개인신용정보 이동권’ 같은 다양한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도 담겼다. 또 금융권 정보활용·관리 실태 상시평가제 도입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의 데이터 활용 종합방안은 ‘개·망·신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과 맞물려 있는데 당초 2월 국회에서 통과를 기대했으나 아직 계류 중이다. 신용정보법(정무위원회)은 개인정보보호법(행정안전위)·정보통신망법(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 개정되면 후속 입법으로 처리돼 유사·중복조항이 정비될 예정이다.

국제적으로는 이미 지난해 5월 유럽연합(EU)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이 전면 시행되면서 데이터 활용과 정보보호를 조화롭게 도모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일본도 2015년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익명가공정보’ 개념을 도입하고, 독립적인 개인정보 관리감독기구도 설치해 운영 중이다.

금융당국은 ‘데이터 경제 3법’ 개정 관련 빠른 제도 정비를 바라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올 2월 국회에서 열린 신용정보법 개정 입법 공청회를 찾아 “지금이 데이터 경제를 둘러싼 전 세계적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며 “전통적인 주력 산업의 부진, 저출산 문제 등 구조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데이터 경제로 전환에 적극 대응해 나가는 것은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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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테크 출자 푼다…‘그림자 규제’ 점검

금융당국은 지난해 마련된 인프라를 토대로 올해를 “핀테크 산업 내실화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지원에 나선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과 인터넷전문은행특별법이 제정된 가운데, 금융혁신기획단이 설치됐고 핀테크 예산(79억원)이 확정됐다.

우선 혁신금융서비스에 규제 특례를 주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운영할 계획이다. 1월말 사전신청 결과 88개 회사에서 105개 서비스가 접수됐다. 금융당국은 2~3월 예비심사를 거쳐 4월에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할 예정이다.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에 대한 출자제약 해소도 챙긴다. 금산법·금융지주법·은행법 등 금융회사의 출자가능 회사 범위에 핀테크 기업이 포함되도록 관련법 개정에 나설 예정이다.

핀테크 전용펀드, 은행·지주사의 혁신투자펀드 등 대형 투자자본의 핀테크 유입도 유도한다.

아울러 200여건에 달하는 규제 개선 과제도 정비한다. 금융·비금융 융합과제, 법령상 규제뿐 아니라 행정지도·가이드라인 등 그림자 규제, 과거 유권해석까지 재검토 선상에 올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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