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대표는 작년 2분기 취임 이래 지속 흑자를 유지해온 만큼 성적으로 이미 합격점을 받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관련 줄소송 사태가 변수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권 대표는 흑자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짐을 지고 작년 7월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8년 한화증권에 입사해 약 30년 간 영업·기획·자산운용·리스크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로 2015~2016년 적자에 빠져 있었다. 2015년 하반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폭락하면서 상반기 발행한 2조원 규모 ELS가 대거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트레이딩이 무너지면서 당해 123억원 순손실이 났고 2016년 순손실은 1608억원에 달했다.
권 대표는 여 전 대표의 바톤을 이어받아 한층 공격적으로 IB 강화에 나섰다.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RR) 등이 추진한 평택항 물류창고 조성 사업에서 1500억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관했고 수원 ‘영흥공원 푸르지오’ 아파트의 3000억원 PF 주관사로 참여했다. 올해는 일본 신흥 오피스 지역으로 부상한 시나가와의 ‘히타치솔루션 타워’ B동 빌딩에 각각 1000억원을 투자했다. 영국 콘투어글로벌사에 태양열 발전소 인수를 위한 자금 중 1920억원에 대해 선순위대출을 제공했다.
권 대표는 IB 강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회사 흡수·신설을 단행했다. 사업 중복영역을 없애고 IB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작년 말 벤처투자사인 한화인베스트먼트를 양수했다. 디지털 금융 강화 일환으로 지난 7월 100억원을 출자해 금융투자업계 최초의 빅데이터 분석 전문 자회사인 데이터애널리틱스랩을 출범했다.
◇ 긍정평가 우세 속 악재 영향 주시
어느덧 첫 임기 만료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권 대표에 대한 대내외 평가와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실적으로 경영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권 대표는 취임 당시 반쪽짜리였던 흑자를 완전한 흑자로 만들었다. 한화투자증권의 작년 순이익은 541억원으로 2016년의 1608억원 적자에 비해 2149억원 늘어났다. 올해도 흑자 기조를 지속, 3분기 누적 순이익이 652억원으로 작년(426억원)보다 53% 증가했다. 자기자본은 9387억원으로 2016년 말(8151억원) 대비 15% 증가했다. 대체투자와 부동산 금융이 주효했다. 2015년 발행된 문제의 ELS가 올 상반기로 모두 만기되면서 파생상품 운용 손익이 안정화된 점도 흑자에 일조했다. 작년부터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으로 리테일 기반을 다시 다져온 덕분에 WM 수익도 제고됐다.
일각에선 CERCG ABCP 관련 줄소송 사태가 변수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5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함께 특수목적회사(SPC)인 금정제12차를 통해 CERCG의 역외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탈의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CP를 1650억원 발행했다. 이 ABCP를 현대차증권(500억원), KB증권(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등이 매입했다. 그러나 지난 6월 CERCG 자회사의 채권이 부도 처리되고 이튿날 ABCP도 부도가 나면서 크로스 디폴트 사태가 났다.
이에 따라 국내에선 해당 ABCP의 발행과 매입에 관계된 금융사들 간 소송전이 시작됐다. 한화투자증권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및 원상회복청구 소송을 낸 현대차증권은 한화투자증권이 CERCG ABCP 발행 과정에 주관사로서의 실사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바탕 시장 여론을 들끓게 한 데다 다수의 금융사가 얽힌 사건이기에 책임론이 불거지면 면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문제의 사건 때문에 권 대표는 올해 국정감사에 증권사 대표로서는 유일하게 증인으로 불려갔다.
한화투자증권은 현대차증권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는 한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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