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같은 상황에서 대면채널 영업의 비중이 여전히 크고, 설계사 이탈이 잦아 상시로 인력 보충이 필요한 보험업계가 경력단절여성들의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단녀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공익을 실현하는 동시에, 차츰 고령화되며 동력을 잃고 있는 설계사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영업 조직 쇄신과 신채널에 대한 적응력과 유지력을 위해 30, 40대 위주로 구성된 젊은 경력단절여성들을 수혈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3040 워킹맘 들로 운영되는 ‘리젤(Life-anGEL)’ 지점을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한화생명 역시 경단녀로 구성된 ‘리즈(Re’s)‘ 지점을, 교보생명 역시 같은 취지의 ‘퀸(K-Win)’ 지점을 통해 경력단절여성들의 보험설계사 입문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지점은 대면관리를 받지 않고 태블릿PC만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영업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육아 일정을 감안해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추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착 초기에는 판매 실적에 관계없이 수수료나 교육비를 지급하는 등 영업부담을 줄이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다만 일부 지점에서 ‘교육비 제공과 정규직 채용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미끼로 주요 계약 내용을 누락시켜 설명하는 등의 폐단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생명보험사 A사의 한 경단녀 대상 지점에서 리쿠르팅을 받고 설계사로 활동하던 B씨는 설계사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3개월 만에 퇴사를 결심했다. 그러나 지점장은 “3개월 안에 그만둘 경우 교육비를 환수해야 한다”며 B씨에게 위약금을 요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보험사 지점장은 “리쿠르팅 건수에 따라 지점장 간의 연봉이 2~3000만 원까지 차이가 나다 보니 지점장들이 리쿠르팅에 혈안이 되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피해가 설계사들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 지점장은 “과거에 비해 관행이 많이 개선되어 대부분의 보험사 지점들이 리쿠르팅 과정에서 교육비 환수 등 중요한 내용을 고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실적에 눈이 먼 일부 지점들에서는 뿌리 깊은 악습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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