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경영권 다툼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승계 대상을 ‘장자’로 기정하고 계열분리를 통한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했다. 이 강력한 원칙은 LG의 순조로운 경영권 승계를 이끌어 온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구 부회장의 퇴진 조짐은 주주총회 전부터 나타났다. 그는 매년 6월과 10월 열리는 LG 계열사 사업보고회를 주재해왔지만, 올해는 하현회닫기하현회광고보고 기사보기 LG 부회장(現 LG유플러스 부회장)에게 넘기며 그룹 경영에서 한발 물러섰다.
관건 언제 어떻게 이뤄질 지다. 계열분리를 두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온다. 우선 구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LG 지분과 경영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자동차 자동차부품(VC) 사업을 가져간다는 관측이 있다.
VC사업은 구 부회장이 LG전자 대표이사에 올라 신설한 조직인 만큼 애착도 크다. 재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이 VC사업에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모터 부문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LG전자 입장에서는 VC사업을 떼어주기가 여간 부담스럽다. 전장사업 특성상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고 전후방 시너지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의 지분이 큰 규모인 만큼 ㈜LG의 우호 주주로 남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지주사 지분을 매각해 사업을 새롭게 시작할 여지도 있다.
이 같은 계열분리는 LG의 전통을 비춰봤을 때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LG는 장자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면 다른 형제들은 각자 독립해 별도의 영역을 개척해왔다.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 구철회 명예회장 자손들이 1999년 LG화재를 만들어 그룹에서 독립시킨 뒤 LIG그룹을 만든 사례를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대인 구자경 회장의 동생 구자학 회장이 LG유통(現 GS리테일)의 FS사업부를 분리해 아워홈으로 독립했고, LG그룹의 전선·금속 부문과 에너지·유통·건설 부문을 분리해 LS그룹과 GS그룹이 탄생된 것도 결을 같이 한다.
한편, LG 측은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와 관련해 줄곧 “계열 분리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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