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의 통신요금 산정과 관련한 자료 및 투자보수 산정 근거 등 ‘원가자료’가 공개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가운데, 이통사들은 영업비밀이 보호받지 못하게 됐다며 난감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동통신 서비스가 전파 및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해 제공되고 국민 전체의 삶과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양질의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국가의 감독 및 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고 있는지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판부의 판결로 이통3사는 손익계산서, 영업통계 자료, 대차대조표 등 5개의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당초 참여연대가 요구한 원가자료는 총 17개였으나 나머지는 영업비밀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통사의 원가자료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에 근거한 공개 대상 정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또 현 정부가 추진해 온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이 지난해 선택약정할인 25% 상향에 이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설비투자가 예정된 상황이다”며 “원가공개로 수익성 악화, 통신비 인하 압박 등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원가보상률이라는 개념은 한전 등 공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인데 민간기업 입장에서는 영업 비밀이 공개되는 것은 아쉽다”며 “원가보상률은 서비스 요금 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원가보상률은 일정 기간에 발생한 매출을 영업비용 등 원가로 나눈 값이다. 원가보상률이 100%를 이상이면 통신비가 원가보다 높고 100% 이하면 원가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단체가 공개한 2016년 이통3사 원가보상률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12.1%,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107.7%, 10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이통사가 통신서비스로 번 돈이 원가보다 많으며 요금을 내릴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원가보상률로 요금인하 수준을 정하게 되면 5G 등 신규서비스가 나왔을 때 오히려 요금을 올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도 상존한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원가보상율은 낮지만 시간이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면 100%를 넘을 수밖에 없다”며 “원가상승률이 100% 이상이라는 사실로 요금인하는 유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즉, 5G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태동기에는 요금을 올려하는 논리와 같다는 입장이다.
한편, 법원이 판결한 원가공개 자료는 2005년부터 2011년으로 한정된다. 2011년 7월부터 보급된 4G 이동통신인 LTE와는 무관하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2011년 이후 LTE 관련 원가 관련 자료 또한 통신 서비스의 공공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마땅히 공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LTE 요금과 관련된 원가자료를 정보공개청구하고 통신비 인하를 위한 행동을 이어갈 것이다”며 “이번 판결로 인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통신서비스의 공공성을 더욱 더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대법 판결로 정보 공개가 예상되는 자료는 제한적”이라며 “원가 공개 대상에는 LTE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