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장 침체 속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필두로 혁신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에 이어 동생인 정유경 총괄사장도 백화점 사업 외에 면세점의 성장을 이끌며 경영능력에 호평을 받고 있다.
◇ 정 부회장, 스타필드 역점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총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6.4% 신장한 10조 3637억원을 기록했다.
동기간 대형마트 이마트의 매출은 0.3% 성장에 그친 반면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와 온라인몰은 각각 28.3%, 25.8% 증가하며 지난 분기에 이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견고하게 이어갔다.
이는 대형마트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정 부회장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 이마트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의 라이프셰어 확대를 위해 대형마트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특히 15년 만에 대형마트 매출이 반토막이 난 일본의 사례를 들며 편의점과 온라인, 복합쇼핑몰 사업에 힘을 쏟을 것을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올해 연말까지 온라인 사업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을 꼽혔던 편의점 이마트24도 매출이 급증하며 인지도 개선 성과를 보였다. 지난 7월부터 위드미에서 간판을 바꿔달고 영업을 시작한 이마트24의 올 3분기 매출액은 205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0.9% 급증했다. 다만 초기 투자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은 78억원에서 114억원으로 확대됐다.
‘고객의 시간을 뺏겠다’는 정 부회장의 야심작인 스타필드도 초고속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오픈한 스타필드하남을 운영하는 하남유니온스퀘어는 오픈 4개월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 스타필드 하남의 매출액은 273억원으로 약 2배 이상 뛰었다.
이는 임대수익으로 스타필드하남 입점업체들의 올해 총 매출액은 목표치인 8200억원을 넘어 85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9월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은 오픈 한 달도 채 안돼 1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반면 정 부회장은 부진을 거듭하는 기존 할인점에 대해서는 과감한 혁신을 단행했다.
지난 2006년 한해 출점수가 19개에 달했던 이마트는 꾸준히 속도를 줄여 지난해에는 1개 출점, 올해에는 장안점을 노브랜드 전문점으로 바꾸며 점포수가 146개로 줄었다. 이는 트레이더스가 2010년 1개에서 올해 12개로 늘어난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 정 총괄사장, 면세점 ‘빅3’굳혀
정 총괄사장은 오빠인 정 부회장과는 달리 ‘은둔형’경영 스타일로 잘 알려졌지만, 지난해 12월 오픈한 대구 신세계백화점에 2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본격 경영에 나섰다.
올해 3분기 신세계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80.4% 증가한 743억원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동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3%, 617.8% 급증했다.
특히 정 총괄사장의 신사업인 신세계면세점의 실적 호조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신세계디에프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94억원이 늘어난 9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동기간 매출액은 2707억원으로 342.1% 급증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 대전에서 승리해 지난 5월 명동점을 열었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과 시내면세점 강남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면세 사업자 ‘빅3’로서의 입지도 굳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신세계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은 12.2%를 차지했다. 오픈 당시 3.8%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약 2년 만에 고속성장을 이룬 셈이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2015년 51.7%에서 42.2%로 내려앉았으며, 신라면세점은 29.5%로 소폭 상승했다.
신세계면세점의 성공요인으로는 루이비통, 디올, 까르띠에 등 해외 고가 명품을 잇달아 유치한 점과 타 매장과 달리 고급스러운 미술품과 조형물 등을 활용한 인테리어 등이 꼽힌다.
여기에는 미술을 전공한 정 총괄사장의 섬세함과 남다른 센스가 녹아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시내면세점이 들어설 반포 센트럴시티 강남점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면세점이 오픈하면 신세계는 본격적으로 ‘강남시대’를 열 예정이다. 반면 이마트는 성수에 본사를 두고 있다.
신세계푸드와 정 부회장의 트렌드연구소 등이 몰려 ‘성수 시대’를 연 만큼 정 총괄사장과 그룹의 랜드마크를 두고도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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