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행장은 이날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2016년 신입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앞서 이순우닫기이순우기사 모아보기 행장에 이어 이광구 행장까지 연속으로 상업은행 출신이 행장이 되면서 한일은행 출신의 불만이 커지고 계파 갈등이 임기 내 적잖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1998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대등 합병된 뒤 관행적으로 두 은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아 왔고 임원도 동수로 구성하는 원칙을 지켜왔다.
그러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제기한 특혜 채용 의혹이 임기를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결정타가 됐다. 국정원, 금감원을 비롯 은행 고액 고객 자녀 등 VIP리스트가 적힌 지난해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문건이 공개되면서 채용비리 의혹 파장이 커졌고 이광구 행장에 압박이 거셌기 때문이다.
'민선1기'로 연임한 이광구 행장은 지주사 전환을 통한 종합금융그룹을 추진해 왔다. 앞서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체제였지만 증권사, 보험사, 지방은행 등의 계열사를 매각하고 현재는 자회사로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이 남아 있다. 이광구 행장은 사퇴 의사를 밝힌 메일에서도 "새로 선임되는 은행장이 직원들의 염원을 모아 가까운 시일 내에 지주사로 전환하길 바란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채용비리 의혹 관련, 우리은행은 자체 감찰 후 "추천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중간 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보냈으나 금감원은 검찰에 수사 의뢰를 통보했다. 검찰로 넘어간 만큼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적잖은 파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법 제386조에 따라 사임 의사표시를 한 대표이사는 후임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권리의무가 있어 당분간 이광구 행장은 불가피하게 행장 역할을 지속한다. 우리은행은 사내이사로 오정식 상근감사위원을 제외하고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는 이광구 행장이 유일하다.
우리은행 이사회와 행장추천위원회는 가까운 시일 내 후임 은행장 선임시기와 절차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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