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충제 계란 파동과 생리대 부작용 논란에 이어 발암 물질이 함유된 요가매트까지 발견되며 소비자들의 ‘케미포비아’ 현상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요가매트 30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안정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그 중 7개(23.3%)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요가매트는 특성상 피부접촉면이 넓고, 운동 중 땀으로 인해 유해물질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는 게 소비자원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친환경’ 소재 사용 등을 광고한 제품은 30개 중 11개(36.7%)였으며, 이 중 2개 제품은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출된 유해물질은 총 3가지로 이 중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국제암연구소에서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됐으며, 정자수 감소와 불임·조산 등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물질이다.
요가매트 유해성 논란에 앞서 생리대 부작용 논란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여성환경연대가 지난 3월 강원대 연구팀과 함께 시중에 판매 중인 생리대 10종의 유해물질 검사를 진행한 결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포함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됨에 따라서다.
당시에는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 했으나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서 깨끗한나라의 생리대 제품 ‘릴리안’을 사용한 뒤 출혈량이 줄고 생리통이 심해지는 등 부작용을 겪었다는 소비자들이 나타나면서 상황은 일파만파 커졌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련 조사에 나섰고, 깨끗한나라 측이 조사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릴리안’은 이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도 판매가 중지됐다.
반면 오픈마켓 11번가에서는 지난 21일부터 23일 기준 생리대 전체 매출이 전주대비 249% 늘었다. 친환경 제품으로 알려진 ‘나트라케어’와 ‘한나케어’ 등의 판매가 늘면서 전체 생리대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연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폭등했던 계란값은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인해 계란 한 판의 가격이 5000원대로 급락했다. 계란 한 판값이 5000원대로 하락한 사례는 AI 여파 이후 10여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는 국내 산란계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맹독성물질인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 등이 검출되면서 소비자들의 먹거리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마트의 계란 매출도 전년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케미포비아’를 겨냥한 마케팅도 등장했다. 애경과 홈플러스는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전 성분을 표기한 토털케어 멀티브랜드‘투명한 생각’을 론칭했다. 생활제품을 중심으로 액체세제, 분말세제, 주방세제, 샴푸 등 9종이 출시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생활화학제품과 먹거리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관련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며 “실제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전보다 더 꼼꼼하게 성분을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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