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현숙 서울대학교 교수는 5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넥스트 엔진: 바이오 대혁신, 국가미래성장을 잇다’ 공동포럼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이 10년 안에 3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교수는 ‘AI 데이터 기반 차세대 바이오 혁신전략’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진행했다. 포럼은 국민경제자문회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과거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공공 투자액 1달러당 141달러에 달하는 산업 효과를 거둔 사례를 제시하며, 한국이 보유한 세계 수준의 인재와 제조 역량, 정보통신기술(ICT)·AI 인프라, 전 국민 건강 데이터를 결합하면 반도체를 잇는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D 예산 불균형과 데이터 분절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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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간 68조 원 규모 지원 등 주요국 투자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바이오 R&D 투자는 체급 면에서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미지 확대보기데이터 활용 측면에서는 각 부처와 병원에 방대한 유전체·건보 데이터가 축적돼 있으나 서로 연계되지 못하고 분절된 상태로 묶여 있는 점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이 교수는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AI가 직접 학습할 수 있는 형태(AI-Ready)가 아니며, 성공한 10%의 논문 데이터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쌓인 90%의 실패 데이터까지 공공의 자산으로 통합 학습시켜야만 차별화된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Ready’ 데이터 구축과 전주기 연계 시급
이 교수는 한국이 바이오 대혁신을 이루기 위한 핵심 해법으로 ‘AI-Ready 데이터 표준화’와 ‘부처 간 경계를 허문 통합 루프 구축’을 제시했다.
향후 새롭게 생산되는 모든 바이오·의료 데이터는 기획 단계부터 표준화해 AI가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 환경을 다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단기적 성과 창출에 치우치기보다 기초 연구자산이 체계적으로 쌓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R&D 지원 구조를 민관이 힘을 합쳐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뒤따랐다.
아시아인 중심의 국내 데이터 한계를 넘어선 글로벌 협력과 바이오 외교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최근 미국과 영국 등 바이오 선진국들이 안보를 이유로 데이터 접근을 통제하기 시작했음을 지적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대등하게 데이터를 주고받고 협력하기 위해서는 한국 역시 양질의 고품질 데이터 인프라를 우선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바이오 데이터는 단순한 연구재료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국가 안보, 경제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외교 자산”이라며 “부처별로 분절된 예산, 데이터, 평가 시스템을 마에스트로처럼 하나로 지휘해 끊이지 않고 흐르는 루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원희목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과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대표 등 산·학·연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포럼에서는 이 교수 외에 주요 전문가들의 정책 제언이 이어졌다. 묵현상 뉴패스바이오 대표는 바이오·제약 산업의 R&D 지원 방식을 기존 보조금에서 ‘투자형 R&D’로 전환하고 빅파마와 벤처 간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양성일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규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원칙 허용·예외 금지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와 연구 초기부터 허가·평가를 함께 설계하는 사전 규제설계제 도입을 제안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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