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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윤 한신평 대표 “신뢰 원칙 지키며 변화 대응”···사람 중심 AX로 경쟁력 ‘강화’

기사입력 : 2026-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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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서치 역량에 AI모니터링 결합
한국형 디지털 자산 평가 체계 구축 중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국제관계학 석사 / 미국 컬럼비아 비즈니스스쿨·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MBA / SC제일은행 소매금융 부행장 / VISA 한국·몽골 총괄 / 크립토닷컴 한국 총괄 / 現)한국신용평가 대표이사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국제관계학 석사 / 미국 컬럼비아 비즈니스스쿨·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MBA / SC제일은행 소매금융 부행장 / VISA 한국·몽골 총괄 / 크립토닷컴 한국 총괄 / 現)한국신용평가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AX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AI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열린 소통으로 임직원의 강점을 살리고,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패트릭윤 한국신용평가 대표는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전환(AX)에 대한 원칙을 이같이 설명했다.

신용평가사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는 기업과 채권에 등급을 부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투자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위험을 분석하고, 그 판단의 근거를 시장에 설명하는 데 있다. 분석 속도가 빨라져도 데이터의 정확성과 판단의 독립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평가의 신뢰를 높이기 어렵다.

윤 대표가 추진하는 AX도 이 같은 신용평가업의 특성에서 출발한다. AI를 활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역량을 높이면서, 최종 판단을 맡는 전문가의 분석력과 책임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토대로 한신평의 역할도 신용등급과 보고서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산업과 금융시장의 위험을 폭넓게 해석하는 ‘금융정보·리스크 분석 플랫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AI로 절약한 시간, 현장에 투자

신용평가는 방대한 정보를 다루는 업무다. 재무제표와 공시뿐 아니라 산업 수급, 자금조달 여건, 투자계획과 지배구조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같은 실적 악화라도 일시적인 업황 부진인지, 경쟁력의 구조적 약화인지에 따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무디스 본사에서 개발한 독자적 AI를 신용평가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다방면의 자료를 수집, 정리해 시간을 절약함과 동시에 분석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윤 대표의 설명이다.

다만 AI를 사용할 경우 잘못된 데이터와 편향된 결과가 평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생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한신평은 AI 분석 결과를 반드시 사람이 검증한 뒤 활용하고, 신용등급은 애널리스트의 분석과 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 역시 그의 방식이 아니다.

윤 대표는 “AI로 시간을 번 만큼 애널리스트는 기업 현장 방문과 경영진 면담 등에 더 집중해 데이터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요소까지 파악하고, 평가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이 바뀌어도 법과 규정, 독립성과 투명성에 대한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윤 대표의 철학이다.

등급 안정성 사수, 위험 신호는 빠르게

AI 활용이 비교적 최근에 생긴 화두라면, 신용평가업의 오랜 과제로는 위험 전달의 ‘적시성’이 있다.

단기 실적과 시장가격의 변화에 맞춰 수시로 신용등급을 조정하면 평가의 일관성과 신뢰도가 약해질 수 있고, 재무구조 악화가 뚜렷해진 뒤에 움직이면 투자자에게 충분한 경고와 판단 시간을 제공하기 어렵다.

윤 대표는 “중요한 것은 등급의 안정성을 지키면서도 위험은 제때 알리는 것”이라며 “등급을 바꾸기 전부터 위험 신호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장 등급을 변경할 정도로 위험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어떤 요인이 상환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지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신평은 등급전망과 등급감시를 활용하고 산업 보고서, 이슈 분석, 세미나를 통해 위험 요인을 수시로 공유하고 있다. 업황 악화를 언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금흐름과 차입 부담, 차환 여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결하므로 정보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무디스의 글로벌 리서치를 참고하고 AI 모니터링을 강화해 재무제표에 나타나기 전의 위험 신호를 찾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독립성이 곧 경쟁력”

그러나 분석 기술을 고도화하고, 리스크를 빠르게 간파하더라도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 신용평가사의 경쟁력은 유지되기 어렵다.

특히 채권 발행사가 평가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에서는 ‘고객 확보’와 평가 ‘독립성’ 사이의 이해상충을 관리해야 한다. 사업 영역이 넓어질수록 새로운 고객 관계와 정보 활용이 평가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통제하는 일도 중요해진다.

윤 대표는 “독립성이 곧 경쟁력”이라며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독립성을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신평은 무디스 그룹의 내부통제와 준법 기준에 따라 평가와 영업을 분리하고, 신용등급은 평가위원회가 독립적으로 결정한다. 평가방법론도 공개해 시장이 언제든 판단 근거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자금조달 분석 역량 강화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는 신용평가사에도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에 자금이 공급되려면 과거 재무실적뿐 아니라 기술 경쟁력과 미래 현금흐름을 판단할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개별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도 투자 부담이 과도하거나 현금 회수가 늦어지면 유동성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윤 대표는 “과거 실적이나 담보가 부족한 기업일수록 앞으로 돈을 벌고 빚을 갚을 수 있는지 판단할 정보가 필요하다”며 “그 정보를 객관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신용평가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평가 역량을 높일 분야로는 기술 경쟁력과 시장 내 지위, 투자금 회수 가능성, 미래 현금흐름을 제시했다. 여러 상황을 가정하고 여건이 악화됐을 때 버틸 수 있는지를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 전망과 금융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 금융이라면 수요 확대뿐 아니라 투자금 지출과 수입 발생 시점, 계약의 안정성, 차입금 만기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야 한다. 성장산업에 대한 기대를 실제 상환 재원의 검증으로 연결하는 작업이다.

윤 대표는 사모신용과 데이터센터 금융 등 새로운 자금조달 분야에서도 분석 역량을 키울 방침이다.

그는 “새로운 산업이라고 평가 기준을 느슨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일관된 기준으로 성장 가능성과 위험을 균형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자산 평가 준비도

디지털 자산과 토큰증권도 윤 대표가 준비하는 새로운 평가 영역이다.

토큰 형태로 발행됐다는 사실만으로 기초자산의 가치나 발행인의 상환 능력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발행·유통 방식이 바뀌더라도 투자자가 부담하는 경제적 위험을 분석해야 한다는 원칙은 같다.

여기에 권리의 법적 구조와 자산 보관, 운영체계 등 새로운 점검 항목이 더해질 수 있다. 기존 신용위험 분석과 디지털 환경의 위험을 구분하면서도 함께 설명하는 역량이 필요한 셈이다.

윤 대표는 이미 디지털 자산의 위험을 평가하는 체계를 만들고 있으며, 토큰증권을 포함한 새로운 시장에서 한국형 평가 기준을 가장 먼저 제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평사 넘어 플랫폼으로

이처럼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국내외 여러 금융 기관에서의 경험 덕분이다. 은행과 결제, 디지털 자산 업계를 두루 거치며 ▲기업금융 ▲리스크 관리 ▲당국과의 소통 등 다양한 업무 노하우를 쌓아왔다.

윤 대표는 자신의 원칙에 대해 ‘기본을 지키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그가 추진하는 ‘한신평의 플랫폼화’ 구상에도 적용된다.

정보 전달 방식을 다양화하고, 외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혀 ‘금융정보·리스크 분석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 지향점이다.

무디스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한신평은 지난 8월 이미 무디스와 사모신용을 주제로 공동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오는 12월에는 국가신용과 거시경제, 기업·금융을 다루는 공동 콘퍼런스도 준비하고 있다.

원칙은 엄격하게, 실행은 빠르게

윤 대표의 최종 목표는 한신평을 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신용평가사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금융사의 ‘체계’와 핀테크 기업의 ‘추진력’을 이식, 원칙은 엄격하되 실행은 빠른 조직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부임 직후 CoE(Center of Excellence) 조직을 신설해 내부 소통을 강화하고, 부서·직급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문화를 정착시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애널리스트의 역량 강화를 위해 무디스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교육·교류도 넓히고 있으며, 임직원들의 참여와 만족도 역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 타이틀에 더해 투자자가 가장 먼저 찾는 회사, 구성원이 자부심을 느끼는 최고의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윤 대표의 포부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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