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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 “태광산업 주장, 공시와 다르다”…‘사업재편 방해·위법적 주가부양’ 정면 반박

기사입력 : 2026-09-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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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200만원 공개매수, 태광산업 요청으로 검토한 주주환원 방안”
“사업재편 방해했다면 인수 관련 정관변경안에 왜 모두 찬성했나”
“투자손실 보전 요구한 적 없어…장기 저평가는 업황만으로 설명 어려워”

트러스톤 “태광산업 주장, 공시와 다르다”…‘사업재편 방해·위법적 주가부양’ 정면 반박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이 제기한 ‘위법적 주가부양 요구’와 ‘사업재편 방해’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태광산업이 지난 4일 배포한 보도자료와 입장문에 공시로 확인되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게 트러스톤의 주장이다. 특히 태광산업이 문제 삼은 주당 200만원 공개매수 제안은 회사 측의 요청에 따라 검토한 주주환원 방안이었으며, 애경산업과 동성제약 등 기업 인수와 관련해서도 반대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8일 트러스톤은 사실관계 정정 요청 자료를 내고 “태광산업의 주장과 실제 공시 및 의결권 행사 내역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0만원 공개매수, 태광산업이 먼저 대안 요청”

양측 공방의 핵심은 지난해 논의된 주당 200만원의 자사주 공개매수다.

태광산업은 당시 주가가 60만원대였다는 점을 들어 트러스톤의 요구가 시장가격의 3배가 넘는 비상식적인 주가부양 요구였으며,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종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7월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러스톤의 설명은 다르다.

당초 트러스톤이 일방적으로 공개매수를 요구했다는 태광산업의 주장과 달리, 트러스톤은 회사 측이 기존 자사주 매입 방식의 대안을 요청하면서 공개매수를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트러스톤은 지난해 2월 태광산업에 배당성향 정상화와 자사주 매입, 보유 자사주 24.4% 소각 등을 요구했다. 당시 태광산업 경영진이 자사주 시장매입은 거래량이 적어 어렵고 자사주 소각 역시 M&A에 활용할 계획이어서 곤란하다며 수용 가능한 방법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트러스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트러스톤이 3월 서한에서 공개매수 방식의 자사주 매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주당 200만원이라는 가격 역시 임의로 정한 가격이 아니라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비상장주식 보충적 평가방법을 유추 적용해 산출한 공정가치 추정치라고 주장했다.

당시 태광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14배였으며, 200만원은 PBR 약 0.4배 수준이었다는 게 트러스톤 측 설명이다. 가격에 이견이 있을 경우 독립적인 제3자 평가를 통해 가격을 산정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트러스톤은 자신들이 해당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공개매수 이전에는 보유주식을 매매하지 않겠다는 방침까지 전달했다는 것이다.

트러스톤은 “공개매수의 가격과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다면 제3자 평가 등 객관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며 “이후에도 자사주 매입 방식이 반드시 공개매수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회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린메일’ 논란…“1년 넘도록 금감원 조사 요청도 없어”

태광산업은 지난해 7월 트러스톤의 공개매수 제안을 ‘그린메일’로 규정하며 금감원에 진정을 제기했다.

태광산업은 당시 트러스톤이 시장가격보다 크게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요구한 것은 사실상 주가조작이나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종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러스톤은 “금감원 진정 이후 현재까지 어떠한 조사협조 요청이나 문의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트러스톤의 제안이 적법하다고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트러스톤은 이를 근거로 자신들에 대한 태광산업의 ‘위법적 주가부양 요구’라는 표현이 당시 협의 경위와 제안의 배경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재편 방해했다면 인수 관련 안건에 왜 찬성했나”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자신들을 ‘사업재편 방해 세력’으로 규정한 것 역시 실제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내역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러스톤이 반대한 것은 태광산업의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 1건일 뿐이며, 태광산업의 기업 인수 자체를 반대한 사실은 없다는 것이다.

실제 태광산업은 지난해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화장품 제조·매매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의약품 제조·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안도 가결됐다.

트러스톤은 두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특히 올해 3월 의약품 관련 사업목적 추가 안건은 97.7%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트러스톤은 “사업재편을 지속적으로 방해했다는 태광산업의 주장은 실제 의결권 행사 내역과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애경산업과 동성제약 인수 역시 트러스톤의 반대 없이 진행됐다는 게 트러스톤의 설명이다.

오히려 2021년 태광산업 투자 이후 주주서한과 주주총회를 통해 보유 현금을 신성장 사업에 투자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태광산업이 2022년 12월 발표한 10조원 규모 투자계획의 실행도 촉구했다고 밝혔다.

“투자손실 보전 요구한 적 없어…장기 저평가는 업황만으로 설명 어려워”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자신들의 문제 제기를 ‘투자손실 책임 전가’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트러스톤은 “투자 실패는 투자자의 책임이 맞지만 태광산업에 손실 보전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이 문제 삼는 것은 특정 투자자의 손익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된 태광산업의 기업가치 저평가와 경영 성과라는 것이다.

트러스톤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석유화학 업황이 좋았던 2021년에도 353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당시 주가는 순자산가치의 약 0.3배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2022년 적자 전환 이후에도 2023년 648억원, 2024년 4억원, 2025년 360억원, 2026년 상반기 125억원의 연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트러스톤은 이 같은 장기간의 저평가를 단순히 석유화학 업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20년 평균 1% 수준의 낮은 배당성향, 32회 연속 동결된 주당 배당금 1750원, 24.4%에 달하는 자사주 미소각, 4조2000억원의 이익잉여금과 2조원에 가까운 현금의 미활용 등을 저평가 요인으로 제시했다.

트러스톤은 “업황은 순환하지만 기업가치 저평가는 장기간 지속돼 왔다”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본배분과 경영판단의 문제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지원협의체’도 도마 위…“독립적 이사회 의사결정 맞나”

양측의 공방은 태광그룹의 경영 의사결정 구조로까지 번지고 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설명한 ‘경영지원협의체’의 역할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태광산업은 이 협의체를 계열사 간 정보 공유와 협력을 위한 내부 협의기구로 설명하면서 대규모 사업재편과 신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보와 역량을 공유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은 “정관과 사업보고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에 등장하지 않는 기구가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한다면 그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5년 7월 1일 태광산업이 1조5000억원 규모 신사업과 EB 발행 계획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승인과 공시보다 앞서 ‘태광그룹 홍보실’ 명의로 계획이 발표됐고, 다음 날 이사회가 사후 통보를 받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당시 태광산업은 한국거래소로부터 벌점 6점과 제재금 7600만원을 부과받았다.

트러스톤은 “모든 핵심 의사결정은 이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이뤄진다는 태광산업의 설명과 과거 의사결정 과정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개매수 넘어 ‘기업가치 제고’ 방식 놓고 충돌

이번 공방은 단순히 주당 200만원의 공개매수 가격을 둘러싼 논쟁을 넘어 태광산업의 기업가치 제고와 경영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양측의 시각차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이 성장 투자는 막으면서 단기적인 주가부양과 주주환원만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트러스톤은 자신들이 요구한 것은 특정 수익률이 아니라 배당 정상화와 자사주 소각, 신성장 사업 투자, 독립적인 이사회 의사결정이라고 맞서고 있다.

특히 ‘사업재편 방해’라는 태광산업의 주장과 달리 트러스톤이 실제 인수 관련 사업목적 추가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는 점은 양측 주장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당 200만원 공개매수 역시 태광산업 측은 시장가격의 3배가 넘는 비상식적인 요구였다고 주장하지만, 트러스톤은 회사 측이 자사주 매입 방식에 대한 대안을 요청해 공개매수를 제안한 것이며 가격 역시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결국 핵심 쟁점은 공개매수 제안이 어떤 협의 과정에서 나왔는지, 주주서한과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내역이 실제로 무엇을 보여주는지, 그리고 주요 경영 의사결정이 어떤 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로 좁혀질 전망이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이사회의 9월 3일 공개서한에 대한 답변을 지켜본 뒤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를 포함한 추가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양측의 공방이 ‘위법적 주가부양’ 논란을 넘어 태광산업의 장기 저평가 원인과 경영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주주와 회사 간 정면충돌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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