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앞둔 대한항공, 등급전망 ‘긍정적’ 유지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년물 800억 원, 3년물 1200억 원 등 총 2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9월 8일 진행되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두 트랜치의 발행총액은 최대 3500억 원까지 증액도 가능하다.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화투자증권 등 7개사가 맡았고,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에 ±0.30%포인트를 가산한 범위로 제시했다. 조달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에 사용된다.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과 항공기 리스료 지급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 16일을 합병기일로 확정했다. LCC 3사도 지난 8월 21일 합병계약을 체결했으며, 진에어를 존속법인으로 두고 2027년 3월 16일까지 통합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외형 확대에도 수익성·재무지표 악화
대한항공의 매출 규모는 아시아나항공 편입 효과로 빠르게 불어났지만, 수익성은 뚜렷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결 매출액은 2023년 16조 1118억 원에서 2024년 17조 8707억 원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전년보다 41.2% 증가한 25조 2255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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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 상반기 연결 매출은 13조 88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03억 원으로 61.3% 급감했고 영업이익률은 2.2%(전년 동기 6.3%)까지 떨어졌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항공유가가 급등한 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면서 연료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여기에 외화환산손실이 확대되며 반기순손실 5664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2024년 4.10배에서 2025년 1.38배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0.70배까지 하락했다. 영업이익만으로는 이자비용조차 감당하기 벅찬 수준이라는 뜻이다.
2024년 말 아시아나항공 연결 편입의 영향으로 재무안정성 지표도 함께 악화됐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23년 209.6%에서 올해 상반기 390.7%까지 상승했고, 순차입금의존도도 15.70%에서 36.39%로 높아졌다.
다만 단기 유동성 부담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2020~2021년 약 4.4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2020~2024년 누적 당기순이익도 약 4.6조 원에 달해 상당한 재무여력을 쌓아왔다.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5조 4219억 원이며, 총차입금 24조 6466억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은 항공기·엔진 도입과 관련된 장기 리스부채로 상환 스케줄이 장기에 분산돼 있다.
유가 변수가 관건…합병 시너지는 아직 물음표
이 같은 재무여력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변수는 유가다. 항공업계 수익 구조에서 연료유류비는 통상 총 영업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데, 전쟁 여파로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의 연료유류비 비중은 42%까지 치솟았다.유류할증료 인상은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경쟁이 치열한 중단거리 노선에서 수요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종전 지연으로 유가가 재차 상승하는 등 매크로 불확실성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회사는 연료유류비의 약 50%를 유류할증료로, 약 30%는 파생상품 헤지로 대응하고 있어 원가 부담이 손익에 그대로 전이되지는 않는 구조다.
여객 수요 자체도 견조하다. 중동 항공사의 운항 축소와 중-일 직항편 감소에 따른 반사적 환승 수요 유입, 해외발 인바운드 여객 증가에 힘입어 국제선 여객수는 올해 1~7월 전년 동기 대비 9.9% 늘었다. 화물 부문에서도 반도체·서버랙 등 고부가가치 IT 물량 증가로 물동량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관건은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LCC 3사 통합이 실제로 얼마나 시너지를 낼지다. 노선망과 기재 운용이 일원화되면 규모의 경제와 중복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부과한 운임 인상 제한·공급좌석 축소 금지 등이 일부 노선에서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일회성 비용도 부담이다. 12월 합병기일 이후 실제 손익 개선 폭이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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