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석유화학이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21년부터다. 당시 박찬구닫기
박찬구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조카이자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가 ‘배당 확대’를 내걸고 경영권에 도전했다.이에 금호석유화학은 기존 배당정책(별도 당기순이익의 20~25%)에 더해 자사주 매입·소각(별도 당기순이익의 10~15%)을 매년 시행하겠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분쟁 당사자 어느 한쪽 지분만으로는 경영권을 장악하기 어렵다. 올해 6월 말 기준 박찬구 측이 18%, 박철완 측이 12%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어 양측 간 격차가 6%포인트에 불과하다. 결국 일반 주주들 지지가 필수적인 구조다.
지난 2024년에는 기존 보유한 자기주식 50%를 단계적으로 소각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01년 금호케미칼 흡수합병 과정에서 대량의 자기주식을 확보한 바 있다. 첫 소각 직전까지 보유한 자기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수의 18%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절반을 올해까지 소각한다는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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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저평가 핵심 원인은 석유화학 업황 둔화다. 회사 당기순이익은 △2022년 1조257억 원 △2023년 4470억 원 △2024년 3486억 원 △2025년 2909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총자본은 2022년 5조6534억 원에서 2025년 6조2465억 원으로 계속 불어나는 등 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자본효율성(ROE)이 크게 하락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자본효율성을 높이려면 이익을 늘리거나 자본을 줄여야 한다. 석유화학 업황이 단기간에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면, 상대적으로 손쉬운 방법인 자기주식 추가 소각을 요구할 수 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아직 활용처가 뚜렷하지 않은 기보유 자기주식의 50%를 남겨두고 있다. 회사는 2024년 주주환원 계획에서 “향후 사업 재편 및 합작법인(JV) 설립, 우호지분 교환(M&A)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재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이 같은 목적의 대규모 거래가 가시화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올해 도입된 개정 상법으로 자기주식 활용에 제약이 생겼다. 기보유 자기주식의 경우 소각을 원칙으로 하되, 경영상 목적 등 예외적으로 보유·처분하려면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결국 금호석유화학은 내년 새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남은 자기주식에 대한 입장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조카의 난’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박 전 상무는 2025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주주제안을 하지 않으며 경영권 분쟁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그러나 내년 3월 백종훈 대표이사와 이정미 독립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새 주주환원 정책과 이사회 구성을 둘러싼 양측 표 대결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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